문선민(32·FC 서울)은 여전히 빠르다. 드리블도 남다르다. 문선민은 좁은 공간에서 수비수 1~2명을 쉽게 따돌릴 수 있는 한국에 몇 안 되는 유형이다.
공을 잡는 것만으로 상대를 긴장시키는 선수. 문선민에게 ‘여전히 빠르고 위협적인’ 비결을 물었다.
문선민은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
“아내의 사랑 덕분이죠.”
‘MK스포츠’가 국가대표팀 복귀를 알린 문선민과 나눈 이야기다.
Q. 대표팀 복귀 축하한다.
고맙다. 프로축구 선수의 가장 큰 목표는 ‘국가대표’다. 대표팀에 다녀올 때마다 발전한다는 걸 느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한국 최고 선수가 모인 팀 아닌가. 내가 저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더 땀 흘려야 한다’는 걸 제대로 확인한다. 초심 잃지 않고 계속 땀 흘리겠다. 나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다.
Q. 문선민은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2018) 본선 무대도 밟아본 선수 아닌가. 대표팀 명단에 ‘문선민’의 이름이 들어 있으면 어떤 감정인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되던 시기와 비슷한가.
‘얼떨떨함’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나 지금이나 내 이름이 들어있으면 얼떨떨하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팀이 아니지 않나. 대표팀 명단에서 내 이름을 확인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Q. 서울 이적 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과분한 말이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 내가 더 잘했다면, 우린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을 거다. 계속 나 자신을 채찍질한다. 서울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힘쓰겠다.
Q. 여전히 빠르고 위협적이다. 비결이 있나.
아내의 사랑이다(웃음). 축구하면서 ‘속도가 떨어졌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아내가 몸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해준다. 누군가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대표팀 복귀도 가족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아내에게 늘 고맙다.
Q. 문선민을 보면서 꿈을 키우는 유소년 선수들이 있다. 드리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법을 살짝 얘기해줄 수 있나.
중학교 때 제일 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일대일 대결을 매일 했다. 우리가 훈련 때 쓰는 콘이나 작은 골대 있지 않나. 그걸 놔두고서 일대일을 엄청나게 한 거다. 승리욕이 어마어마할 학창 시절 아닌가. 서로 이기려고 연구도 많이 했다. 이 시기가 드리블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Q. 속도는 타고나는 것 아닌가.
약간 타고나는 것 같기도 하다. 단, 100%는 아니다. 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많이 했다. 더 빨라지고 싶어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언덕을 엄청나게 뛰었다. 학창 시절엔 줄넘기도 많이 했다. 재능만으로 되는 건 없다.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건 노력이다. 노력이 없으면 재능은 절대 빛날 수 없다.
Q.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2연전에 나선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다. 더 큰 동기부여가 있을까.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바람이 있다면 팀에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는 거다.
Q. 대표팀에서도 빛날 수 있는 문선민의 강점은 무엇인가.
순간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가 아닐까.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게 몇 분이든 다 쏟아내겠다. 우선, 서울이 좋은 분위기 속 6월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