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옌스 카스트로프일까. 중국 현지 매체가 혼혈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상하이선화에서 활약 중인 중국-슬로베니아 혼혈 선수 왕한룽(본명 마르셀 페트로프·18)이 자국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7일(한국시간) “중국축구가 전례 없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대표팀의 활약이 희미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소년 선수들의 육성과 젊고 유망한 중국계 선수들의 귀화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가장 주목할 귀화 후보는 상하이선화의 왕한룽이다”라고 전했다.
왕한룽은 2006년생 공격수다. 중국 저장성 출신의 어머니와 슬로베니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상하이선화 유스팀에서 성장하던 그는 10대 나이에 가족과 함께 슬로베니아로 향했고, 슬로베니아 프로축구 명문인 올림피아 류블라냐 유스팀에 입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보인 왕한룽은 슬로베니아 U-15, U-16, U-17 대표팀에서 활약할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왕한룽은 중국 국적을 선택, 올해 1월 상하이선화로 복귀해 U-21팀과 1군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소후닷컴’은 “뤄궈푸(알로이시우), 아이커썬(엘케슨), 아란(알랑 카르발류), 페르난둬(페르난지뉴) 등 귀화 선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대표팀의 경기력이 크게 향상했는지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고 귀화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귀화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고, 아시아 국가들도 이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수많은 선수를 귀화해 팀을 강화했다. 일본, 한국, 베트남 또한 새롭게 귀화 선수들을 영입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약체 수준인 중국이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왕한룽에 대해서는 “아직 1군 무대에서 제한적인 출전을 이어가고 있으나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유소년 팀에서 인상적이다. 그는 과거 뤄궈푸를 연상시키는 선수”라며 “왕한룽은 부지런하고, 헌신적인 공격수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그의 미래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외국 선수들을 능가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왕한룽이 중국 A대표팀에 합류하면 월드컵 무대에 복귀할지도 모른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중국의 ‘월드컵 드림’은 계속된다. 전성기였던 2002 한일월드컵 이후 6번의 월드컵 진출이 무산됐다.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음에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5년 뒤 열리는 2030 100주년 월드컵 진출에 도전해야 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