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은 10월 10일 브라질전을 마친 뒤 국가대표로서의 큰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한국은 파이브백을 가동하며 수비에 힘을 실었지만, 전반 13분 브라질 공격수 이스테방 윌리앙을 시작으로 호드리구(전반 41분), 이스테방(후반 2분), 호드리구(후반 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후반 32분)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5-4-1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36분 이동경과 교체될 때까지 고군분투(孤軍奮鬪)했다.
이강인은 대표팀의 공격 작업이 매끄럽지 못할 땐 후방으로 내려와 빌드업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은 세계 최고 선수가 즐비한 브라질을 상대로 어떻게든 공격의 활로를 열어보려고 했다.
이강인의 탈압박을 비롯한 볼 소유 능력,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싱력 등은 이날 경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이강인에게 한국 선수 중 최고 평점인 6.8점을 줬다.
이강인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 도중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강인은 경기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15초 정도 뜸을 들인 뒤 어렵게 입을 뗐다.
이강인은 “어려운 하루인 것 같다”며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렇게 큰 점수 차로 패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어 “월드컵에선 브라질처럼 강한 팀을 만날 거다. 결과를 잘 내야 한다. 다른 것보다 팬들에게 ‘응원해 달라’고 했었다. 많은 분이 큰 관심을 주셨는데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이강인은 브라질전 패배를 하루빨리 잊고 다시 나아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는 다 강한 팀이다.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런 경기에선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내보일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은 모든 부분에서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덧붙여 “이 경기가 우리 대표팀엔 큰 도움이 됐을 거다.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나아가겠다. 앞으로는 팬들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더 큰 기대감을 품을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11일엔 휴식을 취했다.
대표팀은 12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다시 모인다. 대표팀은 12, 13일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 나선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