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이 감격스러운 승격에 이어 치열했던 경쟁을 뚫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안양은 지난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파이널B 3라운드)에서 유키치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을 더한 안양은 48점(14승 6무 16패)으로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지난해 창단 12년 만에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첫 승격을 이룬 안양. 1부 12팀 중에서는 유력한 강등 후보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를 꺾는 이변을 만들며 저력을 보여줬다. 1로빈에서 승과 패를 번갈아 기록하며 무승부가 없는 ‘남자의 팀’으로 불리기도 했다. 2로빈에서는 다소 주춤하며 휘청이기도 했다. 6~8월 두 차례 3연패를 당하며 강등권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3로빈부터 상승세를 잡아냈다. 마지막 3연패였던 포항스틸러스(8월 15일)전 이후 대전하나시티즌~FC서울~제주~울산~광주FC~강원FC~김천상무까지 7경기(4승 3무) 무패를 달렸다. 강팀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으며 안양 만의 축구로 값진 승점을 따냈다. 이 기간 동안 안양은 승점 15를 추가하며 파이널B에서 우위를 점했고, 파이널 라운드 두 번째 경기 만에 원하는 결과(잔류)를 얻었다.
승격 후에도 안양은 선수단 변화를 크지 않게 가져갔다. K리그2 승격을 일군 주역들과 함께 1부 무대에서도 도전하고자 했던 안양 구단과 유병훈 감독의 뜻이었다. 베테랑들과 차례로 재계약을 체결했고, 외국인 선수들 역시 동행을 이어갔다. 여기에 K리그2 득점왕 모따,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토마스, 중원에 힘을 더할 에두아르도가 새로 합류했다. 휘청이던 여름에는 국가대표 수비수 권경원의 영입으로 후방을 단단히 보강했다.
유병훈 감독의 전술 계획과 용병술 또한 안양의 잔류에 큰 원동력이 됐다. 2부에서 4백을 중용했던 유병훈 감독은 1부 승격과 함께 3백 플랜을 준비했다. 안양은 시즌을 치르면서 상황에 따라 4백과 3백을 혼용하며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연달아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유병훈 감독은 상대에 따라 최적의 조합을 찾아 기용법을 달리했고, 모따, 마테우스, 토마스부터 여름에 합류한 유키치까지 남부럽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안양은 구단의 성적뿐 아니라 흥행 또한 상승세를 탔다. 염원하던 승격을 이룬 뒤 1부에 도전하기 위해 안양종합운동장은 올해 초 새 단장에 나섰다. 가변석 확대 및 응원석 변화, MD샵 개편 등으로 관중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안양종합운동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 또한 늘어났다. 올해 평균 관중(36라운드 기준)은 7,541명이다. 지난해 기록했던 5,250명보다 2,291명 증가했다.
승격팀이 K리그1 최약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안양. 2023년 광주, 2024년 김천에 이어 2025년에는 안양이 증명했다. 유병훈 감독은 이번 시즌 동안 “넘어질지언정, 쓰러지지 않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좀비와 같은 정신력’을 강조해 왔다. 올해 안양은 넘어지지도, 쓰러지지도 않는 모습으로 1부에 뿌리를 내렸다. 2026시즌에도 안양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질 ‘좀비’의 함성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