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수문장 김승규(FC도쿄)가 개인 커리어 네 번째 월드컵 출전에 도전한다.
김승규는 조현우(울산HD), 송범근(전북현대)과 함께 11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0일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첫 담금질에 나섰다.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네 번째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그는 “마지막 월드컵이라 생각한다. 한국축구 최고 성적(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을 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 본선에서 더 높은 곳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1990년생인 김승규는 각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13년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꾸준한 활약 속 어느덧 12년 동안 골문을 지켰다. A매치 83경기 출전으로 이운재(133경기 출전)에 이어 골키퍼 최다 출전 2위에 놓여 있다.
3번의 월드컵 외에도 김승규는 2015 호주, 2019 아랍에미리트,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다.
김승규는 최근 두 번의 십자인대 부상에도 빠르게 복귀해 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복귀 후 대표팀에서도 다시 입지를 쌓아갔고, 9월 A매치 멕시코전과 10월 A매치 파라과이전에서 선발 출전해 안정된 활약을 펼쳤다. 그는 “큰 부상을 당한 뒤 대표팀에 돌아올 수 있을지 고민이 컸던 시기도 있었는데, 막상 대표팀에서 자신감을 얻고 돌아갔었다. (주전 자리가) 욕심 나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선수가 월드컵 본선으로 향할지 모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호는 이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11월 A매치 첫 소집에 나섰다. 승규를 비롯해 주장 손흥민, 김민재, 조유민, 원두재 등 해외파 6명과 박진섭, 김진규, 송범근, 이명재, 김문환 등 국내파 6명이 모여 회복 훈련을 가졌다.
홍명보호는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첫 번째 친선 경기를 치른 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두 번째 친선 경기를 갖는다. 내달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 2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챙겨야 한다. 현재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다. 포트 2를 확정해야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만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김승규는 “이번 소집에서 준비 과정부터 선수들이 압박감과 부담감을 덜어내고,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좋은 시설에서 훈련하는 만큼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했다.
■ 다음은 11월 A매치에 소집된 김승규의 인터뷰 일문일답.
- 소집 소감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중요한 소집이라 생각한다. 본선 준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가오는 2연전에서 결과는 물론, 좋은 과정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겠다.
-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골키퍼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어떤 마음인가.
큰 부상을 당한 후 다시 대표팀에 돌아올 수 있을지 고민했던 시절도 있었다. 대표팀에 복귀하고 자신감을 얻었고, 다시 (주전)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고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어떤 선수가 나가든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처음 소집했다.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이곳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년 가까이 소집 생활을 이어갔다. 파주에서 훈련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어린 시절 동기부여를 잡았는데, 천안에 막상 와보니 시설도 환경도 너무 좋았다. 앞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들, 각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는 생각을 하니 한 번쯤은 들어오고 싶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심어줄 공간이 될 것 같다.
이전까지 대표팀은 호텔 생활을 이어갔다. 천안에 들어오고 낯선 부분이 있지만, 다른 시설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이번 일정에서 가나전은 남다를 것 같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선발로 뛰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경기였다. 당시 16강에 진출했지만, 가나전에서 골키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정에서 가나를 상대한다면 지난 맞대결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 세계적인 팀의 다수 골키퍼가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소속팀에서 비슷한 훈련을 경험해봤는가.
거쳤던 감독님들마다 요구하는 부분이 다 다르다. 감독님 경기 스타일에 따라 골키퍼의 역할도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울버햄턴에 있었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과 훈련했을 때, 빌드업과 골키퍼의 스위퍼 역할을 많이 주문받았다. 불안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불안하다고 해당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팀 플랜이 어그러지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자 했다.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가져가려고 했다.
- 큰 대회 경험이 많은 선수다. 월드컵 본선까지 7개월 남았다. 이 시점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부상이다. 7개월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 바로 월드컵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의욕을 보이면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본인의 네 번째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국가대표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 월드컵 출전에 대한 욕심은 어느 정도인가.
어린 시절 대표팀에서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팀보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컸던 기분이다. 지금 네 번째 월드컵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의 목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한국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4강이다. 비슷한 성적을 보여주고 싶다.
- 경쟁자인 조현우가 본인을 경계하거나, 눈빛이 달라졌는가.
눈빛이 더 착해진 것 같다.
-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새로운 곳에서 훈련하게 됐다. 감회와 각오를 전한다면.
포트 유지도 중요하지만, 이번 소집에서는 준비 과정부터 압박과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시설에서 훈련을 하기 때문에 선수들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천안)=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