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하(20·강원 FC)의 얼굴엔 아쉬움이 묻어났다.
강원은 고심 끝 올 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이승원(22)을 선정했다. 이승원은 10월 28일 군 복무를 마치고 강원으로 돌아온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승원은 올 시즌 김천상무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32경기에서 뛰며 1골 6도움을 기록했다. 강원 복귀 후엔 K리그1 2경기를 소화했다.
신민하로선 아쉬울 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민하는 ‘제2의 김민재’로 불리며 축구계의 큰 기대를 받는 수비수다. 강원은 그런 신민하에게 등 번호 47번을 줬다. 47번은 양현준, 양민혁이 달았던 상징적인 번호다.
신민하는 프로 2년 차인 올 시즌 강원의 주전 수비수로 리그 28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은 “전력 강화 회의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이)승원이와 (신)민하 둘을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내는 방안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이어 “긴 회의 끝 민하는 내년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니 승원이를 후보로 내는 것으로 결론 냈다. 승원이는 올해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마지막 기회다. 민하가 서운함을 느끼는 건 당연할 거다. 하지만,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이기에 내년엔 더 성장할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MK스포츠’가 11월 22일 대전하나시티즌전(1-1)을 마친 신민하와 나눴던 이야기다.
Q. 교체로 나서서 팀의 승점 확보에 이바지했다.
우리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투입됐다. 추가 실점하지 않고 잘 버틴 까닭에 동점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우리가 올 시즌 후반전 실점이 많았다. 점점 보완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Q. 후반 33분 공중볼 경합 중 큰 충격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공중볼 경합 중이었다. 헤딩하려고 점프를 뛰었다. 나 혼자 뛴 상황이었다. 바닥에 등 쪽으로 떨어진 것 같다. 솔직히 그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후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Q. 지금은 괜찮나.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았다.
Q. FC 서울이 김천에 패하면서 강원의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출전권 확보 가능성이 생겼다. 선수들과 이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가 있나.
우리와 서울의 승점이 같다. 올 시즌 K리그1 최종 라운드까지 마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본다. 선수들과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만 했다.
Q. 쉴 틈 없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 마치다 젤비아(일본)전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 수가 작년보다 확실히 많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일정이다. 하지만, 정경호 감독께서 팀을 이원화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해주신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Q.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들지 못했다. 구단이 고심 끝 전역하고 돌아온 이승원을 후보로 낸 까닭이다. 서운하지 않나.
음... 나는 올 시즌 강원 소속으로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승원이 형보다 강원 유니폼을 입고 많이 뛴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런 감정이 안 든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냉정하게 보면, 내가 승원이 형보다 올 한 해 활약이 좋았던 건 아니다. 내가 부족했다. 그래서 후보에 들지 못한 것 같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한 뒤 내년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내년엔 꼭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내년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나.
더 많은 기회를 잡아내고 싶다.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고 싶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Q. 3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올 시즌 리그 최종전 결과가 중요해졌다.
올 시즌 마지막 리그 경기다. 특히, 홈 경기다. 과정이 좋으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 최선을 다하겠다.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뒤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