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부진 국민거포, 주장 반납·타순 조정에도 반복되는 침묵 [MK시선]

'국민거포'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5)의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5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했던 위용과 투수들에게 줬던 위압감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키움은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11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최원태(24)가 1⅔이닝 11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타선 침묵까지 겹치면서 2연패에 빠졌다.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한 박병호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지난 26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이다.

후반기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
후반기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
후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3경기 타율 0.139(36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으로 처참하다. 전반기 60경기 타율 0.228 10홈런 41타점보다 페이스가 더 좋지 않다. 한 달간의 올림픽 휴식기 이후 반등을 기대했지만 외려 더 깊은 부진에 빠지는 모양새다. 키움은 간판타자인 박병호의 타격감을 살리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7일 박병호의 요청을 받아들여 1군 주장을 박병호에서 김혜성(22)으로 교체했다.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배려가 담겨 있었다.

전반기 변동 폭이 컸던 타순도 후반기에는 사실상 6번으로 고정됐다. 키움은 박동원(31)이 4번으로 고정되고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5)의 합류로 박병호에게 집중 견제가 쏠리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박병호의 방망이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으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원기(48) 키움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28일 잠실 LG전에 앞서 “박병호도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박병호가 나이도 있고 에이징 커브가 온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며 “전성기 때 모습은 아니지만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주장이 아닌 리더로서 후배들을 잘 다독여 자기 역할을 해낼 거라고 보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다만 선수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옆구리 부상 중인 이정후(23)의 복귀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박병호의 분발 없이는 순위 다툼이 쉽지 않다는 계산도 감겨 있다.

홍 감독은 “중요한 건 박병호가 어떻게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느냐다.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선수 본인이 힘든 부분도 감수하면서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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