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판단 착오가 47년 만에 이란 원정 승리를 앗아갔다. 의미 있는 무승부에도 적지 않은 아쉬움 속에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파울루 벤투(5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이날 후반 3분 손흥민(29, 토트넘 홋스퍼)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의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1974년 이란 원정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 앞서가는 상황을 만들었다. 아자디스타디움에서의 득점도 2009년 2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2년 만이었다.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이란 공격수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은 선제골 이후 이란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후반 25분 상대 슈팅이 골대에 맞는 행운 속에 고비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후반 30분 이재성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 컨트롤 미스로 공을 뺏겼다. 이란은 빠른 역습으로 단숨에 한국의 박스 안까지 치고 올라간 뒤 한국의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패스가 다소 길게 들어오면서 한국 골키퍼 김승규(31, 가시와 레이솔)가 충분히 이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김승규의 판단이 아쉬웠다.
김승규는 공이 골라인 바깥으로 흘러나갈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6, 제니트 상태페테르부르크)은 포기하지 않고 공을 살려낸 뒤 곧바로 크로스를 연결했다.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알리제자 자한바흐시(28, 페예노르트)가 강력한 헤더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는 1-1이 됐다.
김승규는 실점 전까지 경기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막판에는 이란의 연이은 슈팅을 모두 선방해 내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중 유일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잡지 못한 허탈함이 더 컸다.
벤투 감독은 전날 공식기자회견에서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좋은 경기력은 어느 정도 조건이 충족됐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오면서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