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두 차례나 팀을 무단이탈해 논란을 빚었던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조송화가 무단이탈은 없었다며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과 대신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답변을 거부하고 현재는 팀을 떠난 전임 감독에게 예의를 지킨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조송화는 지난 1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변호인 두 명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논란의 핵심인 무단이탈과 관련해서는 구단 관계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무단이탈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송화가 내세운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달 16일 광주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전에 선수가 참여한 것과 IBK 관계자가 지난달 18일 언론을 통해 “조송화는 무단이탈이 아닌 몸이 아파서 훈련 참여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조송화가 10일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조송화 측 변호인 법무법인 ‘YK’ 조인선 변호사는 조송화의 두 번째 무단이탈 날짜로 알려진 지난달 16일을 언급하며 “선수는 (구단을) 나간 적이 없다. 경기에 참여했고 종례까지 참석했다. 감독님께 인사도 하고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조 변호사가 언급한 ‘종례’는 경기 종료 후 통상적으로 짧은 시간 이뤄지는 팀 미팅이다. 조송화는 이 자리를 지켰다는 것만으로 서남원 전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날은 원정 경기였기 때문에 구단 차량으로 광주로 내려온 조송화가 곧바로 팀을 떠날 수도 없었다. 조송화는 이날 새벽 경기도 기흥의 IBK 구단 숙소로 돌아온 뒤 서 전 감독에게 별도의 말을 남기지 않고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감독은 경질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20일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조송화의 무단이탈 관련)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는 상태다. 예민하기는 한데 일단 조송화에게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한다. 나와 말하기 싫은가 보다”라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조송화가 잠시 치료를 위해 팀을 나가 있겠다는 '인사'를 받은 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송화 측 변호인의 주장인 “선수는 누구보다 자기 건강과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소속팀 사령탑에게 명확한 얘기도 없이 팀을 나간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팀에서 선수가 잠시 팀을 떠나 있는 문제를 감독과 상의 없이 결정하는 일은 없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구단 밖에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선수와 감독의 면담 이후 결정되는 게 정상적인 절차다. 이 과정이 생략됐다면 무단이탈과 다를 게 없다.
무단이탈이 아니었다면 구단의 복귀 권유를 계속 거절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서 전 감독과는 함께 뛸 수 없다는 말을 구단에 전한 건 조송화 본인이었다. 전임 사무국장이 공식 석상에서 밝힌 내용이다. 훈련 중 서 전 감독에게 항명으로 밖에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도 팀 동료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 김사니 전 감독 대행의 입을 통해 밝혀졌다. 그럼에도 구단의 미숙한 일 처리를 빌미 삼아 자신의 복귀를 노리는 이기적인 행동만 하고 있다.
IBK 배구단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민욱 사무국장은 "조송화는 이탈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무단이었는지는 검토를 해야 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내놨다. 프런트가 조송화의 무단이탈을 방치하고 서 전 감독에게 이를 제때 알리지 않았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단도, 조송화도 모두 '비정상'이었다는 게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