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프로야구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날선 잣대다.
그 중에서도 억대 연봉은 A급 선수와 B급 선수를 나누는 기준선이 된다. 연봉이 전체적으로 오르며 평균 연봉도 많이 상승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억대 연봉이 갖는 상징성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올 겨울, 이 자존심이 걸린 억대 연봉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심인 선수가 있다. 두산 베테랑 투수 유희관(36)이다.
지난 해 연봉 3억 원을 받은 유희관이 마지막 자존심인 억대 연봉은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유희관은 지난해 FA 계약을 두산과 체결하며 연봉 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성적만으로는 이 연봉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
삭감은 기본이고 억대 연봉의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희관은 지난 해 4승7패, 평균 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좋았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가 매우 컸다. 인상적인 경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경기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피안타율이 0.384까지 치솟았고 WHIP도 2.08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유희관이 3억 원의 연봉을 받은 직전 시즌 성적은 10승11패, 평균 자책점 5.02였다. 이 때 성적도 부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10승을 겨우 채우기는 했지만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난 시즌은 그런 의심이 합리적인 것이었음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유희관은 분명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커다란 변신이 따르기 전에는 반전을 만들기 힘들다는 의혹이 더해졌다고 해야 한다.
반론도 있기는 하다.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은 5점대로 시즌 평균 자책점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다. 제구력이 좋은 유희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스트라이크존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유희관에게 유리한 대목이 될 수는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유희관은 스팟 선발로는 아직 효용 가치가 남아 있다. 좀 더 팀 내 비중이 있는 투수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은 이영하가 선발로 돌아가면 5선발은 채울 수 있는 팀이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선발 자리에 언제든 구멍이 뚫릴 수 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자원으로는 아직 유희관이 효용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두산은 연봉으로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하지는 않는 편이다.
실제 2년 전 연봉이 3억 원이었던 장원준은 무승으로 시즌을 마친 뒤 연봉이 80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된 바 있다. 억대 연봉을 지켜줄 수도 있었지만 연봉 고과에 따라 냉정한 판단을 했다.
장원준이 전성기 시절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는 평가도 연봉에 거의 담지 않았다. 정확한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유희관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유희관은 A급 선수의 마지막 자존심인 억대 연봉을 지킬 수 있을까. 곧 발표될 두산의 연봉 협상 결과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 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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