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의 최준용은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5분 31초 출전, 14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4블록슛을 기록하며 90-79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내내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뽐낸 최준용은 4강 플레이오프 들어 잠시 주춤했다. 부진했다는 건 아니다. 고양 오리온과의 3경기에서 평균 28분 24초 동안 10.7점을 기록, 16.0점을 넣은 정규리그 때보다 위력이 줄었다.
SK 최준용은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프로농구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어쩌면 챔피언결정전을 위한 연막작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최준용이 MVP가 될 수 있었던 핵심 포인트 두 가지, 미드레인지 게임과 미스 매치 활용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
전희철 감독은 이에 대해 “오리온 전 때는 (최)준용이를 미스 매치보다 다른 부분에 더 활용하려고 했다. 미드레인지 게임 비중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챔피언결정전이 됐으니 공격성을 보여줘야 할 때다. 준용이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바라봤다.
전 감독의 기대처럼 최준용은 KGC와의 1차전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쉽게도 효율이 떨어졌다.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트레이드 마크인 컷 인 플레이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최준용은 생각했던 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자 노선을 바꿨다. 수비에 집중한 것. 그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하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플레이가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수비에 더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수비를 선택한 최준용의 판단은 탁월했다. 오세근을 상대로 버티는 수비를 잘 해낸 그는 오마리 스펠맨까지 완벽 봉쇄했다. 특히 스펠맨의 2차례 덩크슛 시도를 막아낸 블록슛 장면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필름. 마치 지구를 침공한 적들을 비브라늄 방패로 막아낸 캡틴 아메리카와 같았다.
최준용은 “운이 좋았다. 그냥 손을 들고 있는데 정확히 볼을 가져다주더라(웃음)”라며 “수비를 선택했고 또 성공한 것에 만족한다. 내가 대단한 수비를 한 건 아니다. 그냥 팀이 이긴 것에 내 수비가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누구를 막아도 100% 임무 수행이 가능했던 최준용이었다. 오세근과 스펠맨은 물론 대릴 먼로까지 막아섰다. 200cm 신장에 스피드와 파워를 갖춘 재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최준용이 외국선수들을 막아서니 자밀 워니는 마음 편히 오세근과 상대할 수 있었다.
최고의 수비를 자랑한 최준용은 넘치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수비하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있었던 적은 없다. 밖에서 보면 미스 매치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내 인생에 미스 매치는 없다”고 자신했다.
수비만으로도 MVP 존재감을 뽐낸 최준용. 후반에는 멋진 덩크슛 2개를 성공하는 등 공격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했다.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던 3점슛도 KGC가 추격하던 결정적인 순간에 성공했다.
최준용은 “공격은 (김)선형이 형, (안)영준이, 워니가 해주면 된다. 나와 (최)원혁이 형, (오)재현이가 수비를 잘해준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득점이 필요할 때는 직접 나서면 된다”고 밝혔다.
KGC에 비해 프런트 코트 전력은 다소 열세일 것으로 평가된 SK. 그러나 최준용의 거대한 수비 존재감으로 인해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