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박병호(35)는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가 어떤 공을 던질지 이미 알고 있었다.
kt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와의 경기에서 10-5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박병호였다.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시즌 6호) 2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활약은 대단했다. 첫 맞대결에서 8.2이닝 동안 단 1점도 얻지 못했던 반즈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렸다.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반즈의 128km/h 체인지업을 담장 밖으로 날려버린 것. 이는 반즈의 KBO리그 데뷔 후 2번째 피홈런이기도 하다.
kt 박병호(35)가 3일 롯데전에서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박병호의 투런 홈런은 4-2 역전을 만들어냈다는 것 외 다른 효과가 있었다. 흔들리던 반즈를 끝내 강판시키며 롯데의 게임 플랜을 완전히 망가뜨린 것. 롯데는 이후 나균안, 김도규, 김유영, 구승민, 김대우 등 불펜 투수를 총출동,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한 번 넘어간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2점 이상의 효과를 낸 이 홈런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과연 무엇일까.
박병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직에서 만났을 때 반즈의 투구를 보니 변화구 비율이 높더라. 오늘도 똑같았다”며 “딱히 코스를 노리고 친 건 아닌데 구종은 예상하고 있었다. 초구에 체인지업을 던지고 2, 3구에 직구를 던졌다. 변화구를 던질 차례가 왔다고 생각했고 때마침 체인지업이더라. 타이밍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박병호는 6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단독 1위 롯데 한동희(7개)에 이어 2위다. 왕년의 홈런왕 포스가 점점 나오고 있는 그에게 더 큰 기대가 되는 건 더욱 치밀하게 상대 배터리를 연구한다는 점이다.
박병호는 “상대의 볼 배합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투수와 포수가 어떤 생각을 할지, 또 그들이 평소에 어떤 구종을 선택하는지 고민한다. 모두 예상할 수는 없는데 좋은 타이밍이 나올 때마다 홈런이 됐다. 앞으로 어떤 투수를 상대하더라도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밸런스가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 거포의 활약에 kt는 2연패 탈출, 그리고 지난 맞대결에서 좌절을 안긴 반즈를 무너뜨리는 등 1승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잠시 주춤했던 박병호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박병호도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장타를 쳐야 하는 선수다. 롯데전은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얻었다”며 확신에 찬 눈빛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