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재능 있고, 기대 이상이네요" 적장과 수장은 `타자 하재훈`에게 흠뻑 빠졌다

이제는 투수보다 타자가 잘 어울리는 남자, SSG랜더스 타자 하재훈(32). 그의 최근 활약을 본 류지현 LG 감독은 "생각보다 재능이 있다"라고 칭찬했으며, 수장 김원형 SSG 감독도 "기대 이상이다"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하재훈은 2019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며 KBO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투수로 활약했다면 올해는 야수로 완전 전향했다.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지난 2년 동안 큰 활약을 보이지 않았고 구단과 상의 끝에 야수 전향을 결정했다. 한국에 오기 전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타자로 활동했기에, 타자 전향이 낯설지는 않았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2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3루에서 SSG 하재훈이 땅볼을 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2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3루에서 SSG 하재훈이 땅볼을 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하재훈은 지난달 19일 첫 1군 콜업을 받았다. 그날 두산 베어스 전에서 타자로는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5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꿈에 그리던 KBO리그 데뷔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 8번째 타석 만에 기록한 첫 홈런이어서 의미가 있었다. 이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전에서 다시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주축 타자 최정이 사구 후유증으로 출전이 힘든 가운데 데뷔 첫 중심 타선 3번에 배치됐다. 힘이 좋은 하재훈은 수장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시즌 2호포 포함 2안타 1타점에, 첫 도루까지 기록하며 모두를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아직 많은 타석을 소화한 건 아니지만 12경기에 출전해 26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안타 가운데 장타가 4개(2루타 1개, 3루타 1개, 홈런 2개)로, 절반을 넘는다. 그만큼 가진 힘이 좋다는 의미다. 도루를 기록할 만큼 주력도 있고 또 수비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생각보다 타자로서 재능이 있다. 저번에도 대타 나온 걸 보는데 재능이 있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도 "4일 경기에서 재훈이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기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처음 1군에 올렸을 때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지금 그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열심히 뛰어다닌다. 타고난 힘, 운동을 하면서 길러진 힘 등 재훈이가 가진 힘은 너무나도 좋다. 그러나 야구는 힘만 가지고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정확성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잘 해주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타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투수 하재훈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본인도 마운드에 서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던질 투수가 없을 때 네가 던져야 한다'라고 농담 식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잘못하면 아플 것 같다'라고 한 발 빼더라. 일반적인 야수들은 베팅볼 던지듯이 하는데 투수 출신들은 그 본능이 다시 나와 다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타자로서 부족한 점은 많다. 한 번의 활약만으로 그를 치켜세울 수는 없다. 하재훈은 4일 활약에 힘입어 5일 경기에서도 3번 타순에 배치되었는데 4타수 무안타로 전날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모두를 깜짝 놀랄 만한 한방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이어갈 수 있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타자 하재훈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아 있고, 팬들은 그가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세이브왕이 그릴 아름다운 야구 이야기에 다 같이 빠질 시간이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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