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약속의 8회가 아닌 ‘약속의 9회’가 더 어울리는 팀이다. 특히 홍원기 키움 감독이 9회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선수들은 어떤 위기에도 항상 승리를 가져왔다. 근데 홍 감독은 자신이 마운드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왜 그런 것일까.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홍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많이 부담스럽다(웃음)”며 말을 꺼낸 뒤 “그 순간은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특별한 말은 안 한다. 최대한 상황을 여유롭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만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9회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그들은 승리를 자신하게 된다. 올해 13회 마운드에 올라 모두 승리했다. 이 정도면 매일 올라야 하지 않을까. 사진=김재현 기자
현재 알려진 바로는 올해 홍 감독이 9회 마운드에 오른 건 총 13번이며 모두 승리했다. 상황은 항상 달랐지만 대부분 위기의 순간에 올랐다. 그리고 승리를 쟁취했다.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의미의 루틴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내가 올라가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상황 아닌가. 개인적으로도 부담이 된다”며 웃었다. 맞는 말이다. 굳이 마운드에 가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다.
다만 부정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굳이 안 할 이유도 없다. 홍 감독은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감을 갖는 듯하다. 또 결과가 좋다 보니 서로 믿음이 생기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그런 효과만 얻게 된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키움은 올해 유독 역전 승리가 많고 1, 2점차 접전 끝에 마지막 순간 미소를 짓는 경우가 잦다. 뒷심이 강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팀이다. 홍 감독은 “뒷심은 내가 아닌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다. 1점차 승부가 많은데 작년에는 그 상황에서 역전 패배가 많았다면 올해는 지키는 야구가 된다. 신뢰, 자신감 등 여러 긍정적인 요소가 점점 쌓이고 있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럼에도 순위 욕심은 내지 않았다. 홍 감독은 “1위, 그리고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또 지금 어떤 숫자를 이야기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기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개인 기록에 대한 목표 의식은 있어야 한다. 다만 나도, 선수들도 똑같이 팀 승리가 최우선인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