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으로는 완벽하다. 타구 발사 각도를 높여 홈런을 늘리겠다는 시도는 지금껏 많은 선수가 시도했던 방법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그리 큰 것은 아니다. 자칫 갖고 있던 타격 메커니즘까지 흔들리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때문에 ‘발사각 높이기’는 일종의 도박이라 할 수 있다.
성공만 한다면 비약적으로 홈런 수를 늘릴 수 있다. 30 홈런은 보장 된다고 할 수 있다. ‘치명적 유혹’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발사각을 높여 홈런 수 증가를 꾀하고 있는 선수는 롯데 새로운 4번 타자 한동희다.
한동희는 다가올 시즌 붙박이 4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4번에 고정해 팀 타선을 이끌도록 한다는 것이 롯데의 계산이다.
한동희에게 주어진 홈런 목표는 30개다. 4번 타자로서 타선을 이끌기 위한 최소한의 목표치다.
그런데 한동희는 아직 30홈런 근처에도 가 보지 못했다. 17홈런이 시즌 최다 홈런 숫자였다. 지난해에도 14개를 치는데 그쳤다. 4번 타자로서는 분명 모자란 수치다.
해법은 발사 각도에서 찾았다. 잘 맞은 타구는 많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홈런 숫자를 늘리지 못한다는 것이 롯데의 분석이다.
이승엽 박병호 등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를 길러낸 경험을 갖고 있는 박흥식 롯데 수석 코치는 “한동희의 평균 발사각도가 10도에서 20도 사이에 대부분 형성되고 있다. 외야 펜스가 넓고 높은 사직 구장에서 홈런을 많이 치기 어려운 각도다. 잘 맞은 타구도 라인 드라이브로 펜스를 때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다리가 느리기 때문에 그 타구에 2루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좋은 파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파워를 살릴 방법은 낮은 발사 각도를 끌어 올리는 것에서 찾기로 했다. 발사 각도를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 수석은 “한동희의 타구는 정타로 맞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보니 발사각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발사 각도가 30도에서 40도 사이에는 형성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타구에 회전을 줘야 한다. 지금처럼 정타로 맞히기보다 공의 밑둥으로 스윙 궤도를 형성하며 스핀을 많이 줘야 한다. 지금은 타구의 회전수가 너무 낮다.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 회전수를 늘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동희의 타구 평균 회전수는 약 3000rpm. 최소 3500rpm까지는 회전수가 나와줘야 한다고 박 수석은 지적했다.
볼의 밑둥으로 스윙을 밀어 넣어 회전수를 높이고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 할 수 있다. 성공한다면 대박이 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자칫 갖고 있던 장점마저 사라지며 쪽박을 찰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는 발전을 할 수 없다. 도전 없는 성장을 바랄 수는 없다. 한동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기 위해선 그 치명적 유혹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길이 될 수 있다.
한동희는 타격 메커니즘의 전면적인 수정을 이겨낼 수 있을까. 박 수석은 “그걸 해내기 위해 지금 온종일 치고 또 치고 있다. 훈련량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아주 어색해했지만 이제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