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의 남자?’ 이미 과거형일 뿐, 눈 앞의 경쟁 이겨야 한다

지난해 후반기 삼성 내야수 강한울의 별명은 ‘박진만의 남자’ 였다.

박진만 감독이 지난해 감독 대행에 취임한 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내야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강한울의 전반기 타율은 고작 0.241에 불과했지만 후반기서는 0.371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박 대행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요소요소에서 큰 힘이 된 선수였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틈이 날 때 마다 강한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강한울이 안타를 치고 1루로 뛰어 나가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강한울이 안타를 치고 1루로 뛰어 나가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올 시즌 출발도 대단히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에 감독이 된 박진만 감독이 강한울을 자연스럽게 중용할 것이라고들 이야기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의 성적은 이미 지나간 일일 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처럼만 또 해준다면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잠시 반짝했다가도 언제든 가라앉을 수 있다. 강한울도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눈앞의 경쟁을 이겨내야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론상 강한울에게는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A로 유격수 요원인 김상수와 오선진을 떠나보낸 삼성이다. 이제 주전 유격수는 신인급인 이재현이 맡아야 한다.

김지찬이 맡은 2루도 경험이 풍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수비에서 언제든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후반기의 강한울이라면 한 자리 정도는 충분히 치고 들어갈 수 있다.

강한울은 경험이 부족한 삼성 내야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카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확정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강한울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무작정 중용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진만의 남자’라 불릴 정도로 많은 애정을 받았던 강한울이다. 그런 강한울에게 좀 더 냉정하게 대해야 다른 선수들도 공정의 깃발 아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강한울이라고 특별 대우를 한다면 철저한 경쟁 구도를 통해 주전을 결정하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선언이 공허한 울림이 될 수 있다. 어쩌면 강한울에게 좀 더 냉정한 스탠스를 취하려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삼성은 박 감독이 원하는대로 전체적인 경쟁 구도 속에서 하나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그림을 그려갈 수 있을까. ‘박진만의 남자’로 불렸던 강한울까지 자리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박 감독의 의도는 잘 들어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동일한 출발을 하겠다는 이상적 선수단 운영을 꿈꾸는 박진만 감독. 강한울을 공정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박 감독의 구상은 100% 이상 들어맞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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