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협상이었지만 결론이 지어져서 다행이다. 선수 입장을 구단에서 많이 생각해 줬다. 힘들었지만 구단에서 배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에 열중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송은범측이 LG 구단과 지루한 협상을 마치고 계약서에 사인한 뒤 한 말이다.
LG 유일한 미계약자 송은범이 1000만 원 삭감안에 도장을 찍었다. 종전 1억50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삭감된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송은범은 지난해 25경기에 출장해 1승1패2홀드, 평균 자책점 4.05의 성적을 남겼다.
2021시즌 무릎 인대 파열 수술을 받은 뒤 성공적으로 복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은 송은범의 적은 경기 수를 문제 삼았다.
송은범측은 부상이 팀을 위해 뛰다 경기 중에 생긴 것이었음을 강조하며 동결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LG는 시종일관 1000만 원 삭감을 밀어붙였다.
LG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떠난 뒤 전격적으로 보도 자료를 내기도 했다. 송은범을 제외한 44명의 계약 합의가 담긴 내용이었다.
보통 보도 자료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나온다. LG는 송은범을 빼고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도 송은범은 구단의 어떤 부분을 배려라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송은범 측은 “금액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협상 과정이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삭감된 부분은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쉽게 사인할 수는 없겠지만 구단도 나름대로 송은범 선수를 최대한 배려 하려고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혀 위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낼 수 있는 최선의 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은범 선수도 빨리 정상 훈련에 참여해 올 시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LG 구단이 송은범의 마음을 신경 쓴 것은 사실이다. 협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감정 균열을 막기 위해 말 한마디라도 조심하려 애썼다.
송은범도 협상 중이고 기한인 1월31일을 넘겼음에도 이천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양측이 감정 상하는 일 없이 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다.
석달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대립을 해왔던 LG와 송은범 측이었다. 하지만 결말은 해피 엔딩 이었다. 송은범은 삭감을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LG 구단이 정성을 다했기에 마음의 상처를 줄일 수 있었다.
LG도 여전히 송은범이 필요하다.
핵심 불펜인 정우영과 고우석이 9월 아시안게임 차출이 유력한 상황. 불펜 투수를 한 명이라도 더 모아 준비를 해둬야 한다. 송은범 처럼 다양한 쓰임새가 있고 경험이 많은 불펜 투수는 반드시 활용할 때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결과는 삭감이었지만 이 협상을 윈-윈으로 기억할 수 있는 이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