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는 6일 서울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생애 첫 MVP에 선정됐다. 총 투표수 110표 중 107표를 차지했다.
김단비는 올 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31분 55초 동안 17.1점 8.8리바운드 6.1어시스트 1.5스틸 1.3블록슛을 기록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블록상, 우수수비선수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김단비는 MVP까지 거머쥐며 5관왕에 올랐다.
다음은 MVP 김단비와의 일문일답이다.
Q. MVP 선정 소감.
처음 신한은행에서 우승한 후 MVP 후보가 됐을 때 “이번에 못 받으면 다음에 받겠지”라고 한 게 오늘이 된 것 같다. 계속 시간이 지나다 보니 MVP는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내려놓게 됐다. 그래도 우리은행에서 기회를 받아 커리어에 MVP라는 글자를 새겨넣을 수 있게 돼 기쁘다.
Q.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MVP를 예상했나.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주변에서 MVP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심 기대됐다. 그래도 설레발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 말고도 (박)지현이가 잘했으니까 스스로 MVP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조금은 기대했다.
Q. 신한은행에서 MVP가 되지 못한 채 우리은행에서 뜻한 바를 이뤘다.
단상 위에 올라갈 때 신한은행 팀 엠블럼이 있더라. 아직도 신한은행만 생각하면 울컥한다. 내게는 친정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도 우리은행은 내가 상을 받을 때마다 자신들이 받는 것처럼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곳이다. MVP가 될 거라면서 일찍 축하해줬다(웃음). 거의 파티처럼 해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Q. 5관왕에 오르며 두둑한 상금을 타게 됐다.
MVP가 된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상금보다 더 쓰게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선물을 할지 고민 중이다. MVP를 기대했을 때부터 조금씩 생각은 했는데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닌 만큼 주위 분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
Q. 수상 소감에서 강한 경쟁 의식을 느끼게 하는 말을 남겼다.
단상 아래로 내려오면서 (김)정은 언니에게 “제가 너무 건방졌죠”라고 물었다(웃음). 그랬더니 지현이가 “언니라서 멋지다”고 해주더라. 지현이는 어리지만 잘하는 선수다. 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 내가 잘해서 이 자리를 지킨다면 다른 선수가 나를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란 생각이 있다. ‘레알 신한’ 시절 좋은 언니들이 많았고 그들을 이기면 저 자리에 내가 설 것이라는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다른 선수가 나를 이겼으면 한다. 솔직히 말하면 벌써 이긴 선수들도 있는 것 같다(웃음). 조금이라더 더 늦게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본인의 몇 번째 전성기인가.
마지막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내려가지 않을까. 그래서 나이가 어느 정도 있을 때 MVP가 된 게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 말하기를 MVP가 된다는 건 이제 내려간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제는 내가 내려가야 할 때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 속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은행으로 왔다. 그래서 지금은 마지막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느리게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이제는 플레이오프가 남았다. 통합 MVP도 욕심이 날 텐데.
어릴 때는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다. (박)혜진이나 정은 언니에게 의지해야 한다(웃음). MVP보다는 일단 이기는 것에 집중하겠다. 챔피언결정전에 가고 또 우승하려면 이겨야 하지 않나.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여의도(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