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를 잘못했어” 양의지, 피홈런 3방 허용에 고개 숙였다 [MK도쿄]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데 내가 수를 잘못낸 게...리드를 잘못했다”

5회 극적인 역전 쓰리런 홈런의 영웅 양의지가 결국 팀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이날 한국 투수들이 피홈런 3방만 허용하면서 무너진 것에 대해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는 자책이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라운드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서 난타전 끝에 7-8,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치열한 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결과적으로 1패 이상으로 치명적인 의미를 지닌 1패였다.

사진=일본, 도쿄ⓒAFPBBNews = News1
사진=일본, 도쿄ⓒAFPBBNews = News1

불과 하루 뒤인 10일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본선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 상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을 1패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한다는 장담을 하긴 어려운 상황의 벼랑 끝에 몰렸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양의지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이날 홈런 상황과 타격감에 대해 묻자 양의지는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데 내가 수를 잘못한 게...”라며 자책한 이후 “리드를 잘못했다”면서 이날 투수들의 피홈런 허용을 자신의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5회 말 0-2로 뒤진 상황 절호의 기회가 왔다. 1사 후 김현수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후속타자 박건우가 좌측 방면의 깨끗한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호주는 투수를 대니얼 맥그레쓰로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최정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한국은 모처럼만의 기회를 또 놓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국엔 해결사가 있었다. 초구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과 2구째 몸쪽의 체인지업을 모두 지켜본 양의지는 3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126km 체인지업은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비거리 110m.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대형 타구였다.

한국이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끊고 3-2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이기도 했다. 홈런을 때린 직후 타구가 완전히 펜스를 넘어간 것을 확인한 양의지는 1루 베이스를 밟기 전 펄쩍 뛰어올라 손을 하늘로 내지르며 환호했다.

경기 초중반까지 내내 끌려가던 흐름을 뒤집은 귀중한 한 방에 이어 6회 추가점까지 나오면서 경기가 쉽게 풀려가는 듯 했다. 하지만 좋은 기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7회 초 교체된 투수 소형준이 사구, 안타, 희생번트 등을 허용해 1사 2,3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후 소형준을 구원한 김원중이 후속 타자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 처리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의 리드는 지켜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원중이 글렌디닝을 던진 3구째 체인지업이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이 실투가 좌측 방면의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4-5로 다시 리드를 내주는 치명적인 피홈런이었다.

8회 양현종이 다시 허용한 홈런은 사실상 경기 백기를 들게 만든 한 방이었다. 높은 코스의 143km 직구가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고 스코어는 4-8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8회 말 3점을 내고 7-8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이제 한국에겐 3경기가 남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양의지는 “남은 경기는 끝까지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할 것 같다”며 힘겹게 각오를 다진 이후 끝까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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