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수 정찬헌(33)은 현재 FA 미아 상태다. 원소속 구단인 키움은 일찌감치 정찬헌과 결별을 선언한 상황.
아직 타 팀의 러브 콜을 받지 못했다.
이제 개막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 시즌 개막 전에 정찬헌이 계약을 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FA 미아라 불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정찬헌이 끝까지 팀을 구하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은 필요성을 느끼는 구단이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정찬헌의 경험을 사려는 구단이 나오리라는 것이다.
A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지금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크게 눈에 들어 올 시기다. 공에 힘도 있고 스피드도 잘 나오니 당연한 일이다. 겉으로 보기엔 참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가면 그 위력이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힘으로만 붙으려다 보면 오히려 당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4,5 선발 경쟁이 치열한데 그 자리를 모두 젊은 선수들로만 채우려 한다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산전수전 다 겪어 본 정찬헌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도 시즌에 들어가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정찬헌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고 말했다.
A 팀장의 말처럼 스프링 캠프가 끝나고 시범 경기를 치르는 동안은 각 팀별로 희망이 좀 더 자리 잡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유망주들의 강력한 구위가 눈에 더 많이 띄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야구처럼 베테랑의 경험에 많은 점수를 주지 않는 리그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패기와 힘 만으로 한 시즌을 지탱할 수는 없다. 몸 관리 노하우도 필요하고 타자와 승부에서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베테랑이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무작정 외면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찬헌은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7.8km에 머물렀다. 요즘 같은 스피드 업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속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정찬헌에게는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
마무리로서 27세이브를 기록한 적도 있고 열흘 텀이었지만 선발로 9승까지 거둔 경험이 있는 투수다. 어느 쪽으로건 활용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A 팀장은 “개막을 하게 되면 부상도 나오고 부진한 선수도 나올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짜 놓은 구단에서도 언제나 대비책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성적이 보장되는 베테랑 투수의 가치는 그럴 때 빛이 나는 법이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면 베테랑의 노하우가 중요시 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정찬헌은 그럴 때를 노려야 할 것이다. 독립 리그 구단에서 준비를 계속한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결정이었다고 본다. 다만 몸 값은 많이 양보를 해야 할 것이다. 샐러리캡이라는 장벽을 넘으려면 정찬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찬헌의 노하우를 사려는 구단이 나올 수 있을까. 매년 선발 로테이션 탓에 고전하는 팀들이 나왔음을 고려하면 아주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이냐가 문제인데 정찬헌이 포기하지 않고 자기 야구를 하고 있다 보면 기회가 한 번쯤은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찬헌의 끈기와 투구 노하우는 정찬헌을 다시 그라운드로 부르는 열쇠가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