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타순도 포지션도 OK다. 키움 히어로즈의 만능키 김혜성이 올해는 리드오프 도전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올 시즌 키움의 시범경기 타순에는 색다른 변화가 있다. 바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김혜성이 리드오프로 이동하는 변화다. 김혜성의 WBC 대표팀 소집해제 이후 초반 경기들에선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의욕적으로 조기 팀 복귀를 했던 영향이나 낯선 타순에서의 적응이 필요했을까. 김혜성은 초반 5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김혜성은 5안타 4득점 2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공격 선봉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키움은 3번으로 고정적으로 나설 타선의 핵심인 이정후와 함께 김혜성과 에디슨 러셀의 타순이 어디에 위치하게 될 지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답답했던 공격력을 해소할 해답인 동시에 이들이 키플레이어들이기 때문이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역시 26일 “우리가 많은 득점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정후의 앞 뒤 타순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면서 “선수들의 개인적인 능력도 능력인데 전략상 다득점을 위해 앞으로 모여있는 것도 괜찮고, 분산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그건 경기에 따라서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런 유동적인 선발 타순에서도 김혜성은 유연함을 더해줄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김혜성은 5번으로 가장 많은 220타석에 들어섰고, 2번 184타석-4번 120타석-3번 18타석-1번 8타석을 소화했다. 이처럼 김혜성이 많은 타석에 들어섰던 건 그만큼 키움 타선의 공격력이 답답했던 것과 함께, 그의 쓰임새가 워낙 많아서였기도 했다.
타율 0.318(6위)-81득점(8위)-164안타(8위)-34도루(2위)로 타격 부문 각종 지표 TOP10에 랭크됐을 정도로 정교하고 또한 리그 최고 수준의 스피드도 보유하고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26일 고척 LG전은 그런 김혜성의 장점이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1회 말 키움의 첫 타자로 타석에 선 김혜성은 깨끗한 중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후 1사에서 이정후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고, 러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넉넉하게 홈을 밟았다.
3회 말 두 번째 타석도 공교롭게 이닝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김혜성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이후 임지열의 2루타 때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올렸다. 좌측 선상으로 향한 깊은 코스의 타구였지만, 김혜성의 뛰어난 베이스러닝 실력이 돋보였던 대목.
결국 키움은 이 두 차례의 공격에서 김혜성의 뛰어난 타격 능력과 베이스 러닝 능력을 바탕으로 손쉽게 점수를 뽑았다.
새롭게 맡게 된 리드오프에 대한 김혜성의 생각은 어떨까. 26일 만난 김혜성은 “타순은 원래 항상 알 수 없는 것이고 매번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따라서 내가 어떻게 경기를 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냥 열심히 하고 내가 하는 야구를 똑같이 해서 그냥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하고 있다. 어디 하나 쉬운 타순은 없다. 거기에 대한 압박감은 없기 때문에 특별한 (부담같은) 생각들은 없이 경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모든 타순의 역할이 다 중요하고 힘든 만큼 위치에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야구를 하겠다는 게 김혜성의 생각이었다.
그만큼 김혜성은 주어진 역할에 항상 빠르게 적응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다. 실제 김혜성은 2021시즌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후 바로 이듬해인 2022시즌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또 한 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역대 최초의 사례다. 특히 수비력면에선 바뀐 포지션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김혜성이 쏟아부은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결과다.
또한 최근까지 김혜성은 WBC 대표팀으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 개인적으로 빛난 상황들도 있었지만, 결국 1라운드에서 대표팀이 탈락하게 된 아픔은 김혜성에게 선수 생활의 또 한 번의 전기가 됐다.
김혜성은 “다시 한번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좋은 대회인 것 같다. 더 노력을 하고 부족한 점을 잘 파악해서 더 발전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아무래도 우리가 부족한 점을 보여드렸고, 우리 스스로도 느꼈고 그런 점에서 선수들 모두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더 잘 느끼고 한층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제 소속팀 키움으로 복귀한만큼 좋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크다. 김혜성은 “좋은 분위기로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또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올 시즌에 대한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