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성규(30)은 올 시범 경기 최고 스타가 됐다.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한화 노시환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부터 이어져 온 타격감이 시범 경기까지 이어졌다. 김현준의 부상으로 구멍이 생긴 외야 한 자리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성규가 자신감이 확실하게 붙었다.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시즌 초반이 중요한데 초반 페이스를 잘 끌어 나가기만 한다면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구단의 배려가 좋은 영향을 미쳤다. 감사할 따름이다.”
이성규의 성장과 구단의 배려는 무슨 상관관계를 가진 것일까. 박 감독은 왜 구단에 고맙다는 말을 한 것일까.
이유는 스프링캠프에 있었다.
삼성은 올 스프링캠프를 가장 알차게 보낸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차려 이동 없이 한 곳에서만 훈련했다.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차린 덕에 일본 프로야구 팀들의 연습 경기 러브콜이 쇄도해 그 어느 구단보다도 빠른 2월9일부터 연습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올해는 오키나와의 변덕스러운 날씨도 그 이전 어느 해보다도 얌전했었다. 훈련하기 가장 좋은 날씨가 계속 됐다.
그러나 단순히 1군 캠프가 이동 없이 한 곳에서 치러진 것에 감사한 것은 아니었다. 이성규는 2군 캠프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운이 좋았던 것은 2군 스프링캠프도 오키나와에서 열렸다는 점이었다. 1군 캠프인 아카마 구장에서 2군 캠프인 이시카와 구장은 차로 오래 걸려 봐야 30분 거리에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감독이 언제든 캠프를 방문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10개 구단 감독 중 유일하게 박진만 감독만 1,2군 캠프를 모두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감독이 1,2군 캠프를 오가다 보니 2군 캠프에 있던 선수들도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잘하면 언제든 1군 캠프로 옮겨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 2군 캠프에서 1군 캠프로 옮긴 선수가 꽤 됐다. 그중에는 만년 유망주로 꼽혔던 김동엽과 이성규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성규는 1군 캠프 합류 이후 연습 경기서 맹타를 휘두르며 박진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박 감독의 플랜 C에 포함된 선수였는데 연습 경기 활약과 김현준 부상으로 플랜 A까지 급성장하게 됐다.
박진만 감독이 구단에 감사의 뜻을 표시한 이유였다.
삼성은 과감한 투자로 2군 캠프를 해외에 차릴 수 있었다. 그것도 1군과 거리적으로도 별 차이가 없는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리며 박 감독이 1,2군을 사실상 모두 지휘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이성규의 성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성규는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하고 있다. 김현준 부상 공백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삼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이유였다.
박 감독은 “2군 캠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성규의 성장도 눈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구단이 과감한 투자를 한 덕을 봤다고 생각한다. 고마운 일이다. 이성규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자신감이 시즌까지만 이어진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수비도 계속 나가면서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성규가 중견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팀은 큰 파괴력을 갖게 된다. 두려움 없이 부딪히는 패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단의 과감한 투자는 박진만 감독이 비상시에 대비해 플랜 B와 플랜 C를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삼성은 지난겨울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시범 경기서 돌풍을 일으켰다.
선수 영입만 투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사례라 하겠다. 팀의 훈련에 많은 투자를 하며 내부 육성과 경쟁을 이끌었다. 현재 까지는 대단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의 투자가 정규 시즌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일단은 이성규의 뢀약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