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들었다.”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판 3선승제)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이날 경기장은 만원 관중으로 가득했다. 배구 도시로 뜨거운 천안, 홈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2패로 위기에 몰린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 힘을 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며 1, 2세트를 가져왔다.
대한항공도 많은 원정 팬이 왔다. 원정석을 가득 메우며 응원단장, 치어리더들의 응원 구호에 맞춰 열심히 대한항공을 외쳤다.
홈, 원정 팬들 가릴 것 없이 배구 팬들로 함성으로 가득했던 천안유관순체육관은 이날 3400명이 들어왔다. 시즌 첫 만원 관중.
그런데 대한항공 원정 응원석에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바로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임재영과 리베로 박지훈이다. 3차전 15인 엔트리에 들지 못한 이들은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특히 4세트와 5세트에는 직접 내려와 환호를 이끌어 내며 팬들의 환호를 유도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리버스 스윕승을 거두며 기적 같은 역전극과 함께 V4를 달성했다. 역대 두 번째 통합 3연패. V-리그에서 3연패 팀이 나온 건 삼성화재(2011-12~2013-14) 이후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또한 2009-10시즌 삼성화재, 2020-21시즌 GS칼텍스 이후 V-리그 역대 세 번째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 석권) 팀이 되었다.
대한항공을 이끄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뒤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는 이들을 못 본 게 아니다. 이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엔트리에 넣지 못하며 코트 위에서 챔프전의 열기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 임재영, 박지훈뿐만 아니라 정진혁, 송민근, 진지위, 강승일, 천종범은 관중석에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보기 미안했다. 엔트리에 없는 선수들이 팀을 위해 열심히 응원을 해줬다. 엔트리에 들지 못해 밖에서 보는 게 가슴이 아팠다. 실력이 없어 들지 못한 게 아니다. 우리는 스쿼드가 두터운 팀이다. 22명 선수들의 땀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우승했다”라고 말했다.
뛰지 못한 선수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대한항공이 우승할 수 있었다.
한편 박지훈과 임재영은 5월 8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다.
[천안=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