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선수들을 다독이더라고요.”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4)는 최근 개인 용무로 인해 미국에 다녀왔다. 17일 미국으로 출국한 후 22일 귀국했다.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마치고 28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로 나섰다.
수아레즈는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 이날 수아레즈는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세 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 7.20으로 부진했던 수아레즈였기에, 이날의 호투는 반가웠다.
팀이 8-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기에, 수아레즈가 시즌 첫 승을 무난하게 가져가리라 모두가 생각했다.
그러나 8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불펜의 연이은 난조 속에 삼성은 8회에만 무려 8점을 내준 것이다. 물론 갑작스러운 강우 속에 투수들이 제 공을 던질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8실점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다행히 연장 접전 끝에 10-9 승리를 가져왔지만, 삼성 팬들은 웃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잘 던진 날에 불펜 방화 혹은 타선 지원 불발로 승리를 쌓지 못한 ‘수크라이’가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수아레즈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나서 173.2이닝 6승 8패 평균자책 2.49 159탈삼진을 기록했다. 뛰어난 활약이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도 19번 기록하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16에 불과했지만 승수보다 패배 수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수아레즈는 늘 자신보다 팀을 먼저 챙겼다. 자신의 승리가 날아가도, 미안해하는 동료에게 가 ‘괜찮아’라는 위로의 말을 남기는 외인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수아레즈의 승리가 날아가 당연히 아쉽다. 그럼에도 수아레즈가 먼저 선수들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았다. 인성도 그렇고, 이제는 한국 문화를 정말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된다. 정말 한 팀의 일원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우리 야수들이 늘 최선을 다하지만, 수아레즈가 나갈 때는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수아레즈는 데이비드 뷰캐넌, 호세 피렐라와 함께 ‘효자 외인 3인방’으로 불린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물론이고 한국 선수들과 함께 이루는 시너지 효과도 좋으며, 팬 서비스도 좋다. 그래서 삼성도 수아레즈의 공을 인정해 전년대비 30만 달러가 인상된 최대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수아레즈가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