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발 야구’가 비효율적이라고? 혹시 뛰어서 잘 친 건 아닐까

LG의 발 야구를 놓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성공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효율성 면에서 봤을 때 LG의 도루는 실패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냥 선수들에게 맡기는 야구를 하는 것이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LG 신민재가 도루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LG 신민재가 도루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반대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LG가 자꾸 뛰었기 때문에 상대에게 압박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쉼 없이 뛰는 LG를 견제하기 위해 볼 배합을 바꿔야만 했고 그렇게 바뀐 볼 배합이 LG 타자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볼 수는 없을까.

LG는 10일 현재 팀 타율이 무려 0.294나 된다.

2위 NC(0.265)에 거의 3푼 정도 앞서는 수치다. 투고 타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서 대단히 높은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번 ‘애플베이스볼’은 지난해에 비해 LG를 상대하는 팀들이 패스트볼을 좀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염경엽 LG 감독의 지론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염 감독은 “도루는 팀플레이다. 누상에서 자꾸 움직여 주면 투.포수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뛸 타이밍에선 패스트볼 승부가 늘어날 것이다. 그럼 자연히 우리 타자들의 공격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도루 타이밍에 빠른 공을 노려 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누상에 나가 있는 주자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속 움직이는 이유다. 선수들도 도루가 가져오는 볼 배합의 변화를 느끼기 때문에 누상에서 계속 뛰는 야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LG는 주자가 있을 때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의 득점권 팀 타율은 무려 0.322나 된다.

득점권에서 잘 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점도 늘고 있다. 타점이 163개로 2위 SSG(128개)를 35개나 앞서 있다. 압도적 1위라 할 수 있다.

다시 반복하지만 이처럼 잘 치는 팀이기 때문에 뛰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LG가 자꾸 뛰기 때문에 타자가 공격하기 좋은 패스트볼 승부가 늘어나고 특히 유주자시 빠른 공 승부가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득점권 타율과 타점이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LG가 부지런히 뛰어다니지 않았어도 지금의 팀 타율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선수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으면서도 그저 뛰라고 하니 뛰어다니고 있는 것일까.

선수들이 뛰는 야구에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는 해석에 좀 더 힘이 실린다 할 수 있다.

LG의 발 야구는 아직 뭔가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효용성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뛰는 야구가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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