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에 발목이 잡혔던 KT위즈의 좌완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시즌 4승(3패)을 수확했다.
벤자민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5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올린 벤자민은 올 시즌 들어 깊은 부진에 빠져있었다. 이번 LG전 전까지 성적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5.65. 특히 이번 LG전 직전 등판이었던 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4-16 KT 패)에서는 3.1이닝 5피안타 4볼넷 5실점 3자책점으로 최악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도 벤자민은 다소 많은 실점을 허용했지만, 15안타 12득점으로 화끈하게 터진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팀이 10-5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KT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12-7로 승리함에 따라 결국 시즌 4승째를 올리게 됐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말부터 빅이닝을 허용했다. 박해민에게 내야 안타를 헌납했고, 1루수의 포구 실책으로 문성주에게도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벤자민은 박동원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이중 도루로 1사 2, 3루에 몰렸다. 다행히 오스틴 딘을 3루수 땅볼로 유도, 홈으로 쇄도하던 박해민을 잡아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오지환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은 데 이어 김민성에게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까지 헌납했다. 정주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묶으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위안이었다.
2회말 들어 벤자민은 다소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고 김기연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에 봉착했지만, 박해민(1루수 땅볼)과 문성주(좌익수 플라이)를 차례로 잠재웠다. 3회말에는 박동원(삼진), 오스틴(중견수 플라이), 오지환(1루수 땅볼)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기도 했다.
호투하던 벤자민은 4회말 다시 실점했다. 김민성과 정주현을 각각 3루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이재원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맞은 것. 다행히 김기연을 삼진으로 막아내며 더 이상의 분위기는 내주지 않았다.
5회말은 깔끔했다. 박해민과 문성주를 삼진, 투수 땅볼로 이끌었다. 특히 문성주 타석에서는 벤자민 본인이 볼을 잡은 뒤 타자 주자를 태그하기 위해 몸을 날리는 등 간절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그는 박동원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오스틴을 삼진으로 묶으며 이닝을 끝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벤자민은 오지환(2루수 땅볼)과 김민성(삼진), 정주현(삼진)을 모두 범타로 유도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5피안타 2피홈런 1사사구 7탈삼진 5실점 1자책점. 총 투구 수는 88개였으며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7개의 탈삼진은 올 시즌 그의 최다 탈삼진 기록이기도 하다.
단 아직 벤자민이 완벽하게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많은 실점을 한 것은 물론, 여러차례 날카로운 타구들을 허용했다. 2개의 피홈런에서 알 수 있듯이 장타 억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어찌됐던 그는 승리를 챙기며 안 좋았던 분위기를 끊어냈다. 슬럼프에 빠져 있는 투수에게 승전고만큼 좋은 약도 없다. 벤자민이 다음 등판에서는 호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