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포 한동희(24)가 좀처럼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현재 타율이 0.213에 불과하다. 홈런은 2개를 치는 데 그치고 있고 출루율도 0.285에 불과하다. 장타율이 0.302로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치명적이다. 장타력 있는 타자가 부족한 롯데 입장에서 한동희의 부진은 대단히 뼈 아픈 대목이다.
그러나 조금씩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박흥식 롯데 수석 겸 타격 코치는 한동희의 부진을 ‘시행착오’라고 했다. 좀 더 발전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는데 그 변화가 벽에 부딪혔다는 뜻이다.
한동희는 지난겨울 비거리를 늘리려고 시도했다. 파워가 있는 선수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다 보니 넓고 높아진 사직 구장과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파워는 있지만 넓고 높아진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가 많다보니 홈런 숫자를 늘리는데 불리한 입장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너무 잘 맞은 타구는 2루타도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동희의 평균 발사각도가 10도에서 20도 사이에 대부분 형성되고 있었다.
박 수석은 “한동희의 타구는 정타로 맞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보니 발사각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발사 각도가 30도에서 40도 사이에는 형성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타구에 회전을 줘야 한다. 지금처럼 정타로 맞히기보다 공의 밑둥으로 스윙 궤도를 형성하며 스핀을 많이 줘야 한다. 지금은 타구의 회전수가 너무 낮다.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 회전수를 늘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동희의 타구 평균 회전수는 약 3000rpm. 최소 3500rpm까지 회전수를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때문에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골반을 좀 더 이용하고 투구를 정면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밑둥을 파고드는 스윙으로 공에 회전력을 주는 방향으로 메커니즘을 바꾸는 훈련을 했다.
그러나 결국 이 변화 시도는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한동희의 성적이 그 증거다. 비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지도 못했고 정확성까지 떨어지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박 수석은 “한동희에게 변화를 준 것이 아직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팀에 홈런을 쳐 줄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동희의 비거리를 늘려보려 했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변화를 선택했던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해법은 간단하다. 다시 치던 대로 치는 것이다.
박 수석은 “이제 다시 예전 메커니즘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훈련은 꾸준히 하겠지만 실전에서는 일단 원래 메커니즘으로 타격하기로 했다. 본인도 한결 편해진 느낌을 받을 것이다. 다시 예전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면 타격 성적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사직 SSG전 6회 터진 좌월 2루타가 ‘현재 한동희’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타구라 할 수 있다.
정말 잘 맞았고 타구 스피드는 홈런이 돼도 모자란 수준이었지만 너무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다 보니 사직 구장의 높아진 펜스를 넘기지 못했다.
이 장면이 원래의 한동희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게 될 장면이 될 것이다.
아쉬운대로 다시 모든 것은 원위치가 됐기 때문이다. 한동희의 타격 성적도 앞으로는 좋아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홈런 숫자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는 없겠지만 중장거리포로서 제 몫은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갖고 있는 재능이 좋은 선수다.
그렇다고 비거리를 늘리는 시도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한동희를 위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박 수석은 “일단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언젠가는 시도해야 하는 변신이다. 한동희가 더 강한 선수가 되기 위해선 발사각도가 분명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일단은 원위치가 됐지만 메커니즘을 바꾸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대신 긴 시간을 갖고 차분히 풀어가 볼 생각이다. 팀과 개인을 위해 모두 필요한 도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