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죠.”
KT 위즈의 캡틴 내야수 박경수(39)는 지난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6차전에 7번타자 겸 선발 2루수로 나서 3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더했다. KT는 연승과 함께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최하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박경수가 3안타를 기록한 건 2021년 5월 26일 SSG 랜더스전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반가운 승리다. KT는 올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대다수 전문가들로부터 가을야구가 유력한 팀 혹은 우승과 가까운 팀으로 선택된 팀이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 KT는 힘을 내지 못했다. 9연패, 6연패 등 긴 연패 빠지며 최하위에 허덕였다.
캡틴 박경수에게도 지금의 순간이 낯설기만 하다. 2020년 창단 첫 가을야구를 하고,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고, 지난 시즌에도 4위에 오르는 등 KT는 2020년대 들어 낮은 순위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경수는 “솔직히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변명하기는 싫지만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꼴찌가 현실로 다가오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회에 젊은 선수들이 한두 명 나와 난세의 영웅이 되길 바라기도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인정해야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기존에 있었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없으니 퓨처스에서 올라온 선수들도 1군 적응이 좀 안 됐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럴수록 팀 분위기에 더욱 신경을 썼다. 최하위에 처져 있다고 해서 팀, 선수들 분위기가 무겁지는 않았다. 늘 그랬듯이 밝게, 이야기도 많이 하며 반등의 계기를 만들려 했다. 캡틴의 위치에서 선수들과 함께 힘을 모았다.
그는 “내가 할 걸 생각했다. 내가 주장이고 최고참이니 밝게 해야 기존에 있는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데 너무 어둡게 있으면 플레이하는 데 있어 악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했다. 농담도 많이 하고, 서로 ‘괜찮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강철)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도 잘 이해해 줬다. 감독님께서 제일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팀 분위기 아닌가”라고 힘줘 말했다.
조금씩 우리가 알던 KT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부상자가 하나둘 돌아오고 있다. 14승 26패 2무로 9위 한화 이글스(15승 25패 3무)와 한 경기 차, 주말 3연전의 상대인 7위 삼성 라이온즈(18승 23패)와는 3.5경기 차다. 만약 삼성전 스윕에 성공하면 한 번에 중위권에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박경수 역시 “아직 최하위에 있지만 이젠 점점 좋아질 것 밖에 없다. (황)재균이, (배)정대 등 돌아올 선수들이 많이 남았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100경기 조금 넘게 남았는데 반등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