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레이스가 4월, 5월이 지나 어느덧 6월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자리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베테랑 김재호의 1군 복귀와 함께 박계범, 그리고 퓨처스팀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안재석의 삼파전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5월 초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던 김재호는 5월 23일 다시 1군으로 복귀해 2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대타로 나가 복귀 안타를 날렸다. 그리고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멀티히트 경기와 함께 11회 말 2사 만루 끝내기 안타라는 짜릿한 결과까지 만들었다.
26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2볼넷을 얻은 김재호는 3루까지 진루한 다음 직접 더블스틸 작전에 성공하는 센스 있는 주루까지 선보였다. 적장인 SSG 김원형 감독이 “더블 스틸을 당한 순간 승기가 완전히 넘어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김재호는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외야수 김재환과 마찬가지로 무릎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퓨처스팀에서 재조정을 한 뒤 돌아온 김재호를 향한 사령탑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확연히 몸이 가벼워졌다는 게 이승엽 감독의 시선이다.
이 감독은 “김재호 선수 몸에 스피드가 조금 붙은 느낌이다. 퓨처스팀에서 준비를 잘해온 듯싶다. 내려가기 전엔 몸이 조금 무뎌졌다고 봤는데 이제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온다. 더블 스틸 장면에서도 베테랑이라 상대에서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굉장히 작전을 잘 수행해줬다”라고 칭찬했다.
두산 벤치는 4월 동안 주전 유격수로 활용했던 이유찬을 5월 초부터 2루수 수비로 옮기게 했다. 수비 부담을 던 이유찬은 2루수 자리에서 더 뛰어난 타격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그 사이 박계범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1군 콜업 초반엔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박계범은 최근 들어 타격감이 다소 떨어졌다. 이 감독은 현재 주전 유격수 자리를 못 박지 않고 선수 컨디션에 따라 기용을 이어가고자 한다.
이 감독은 “박계범 선수가 1군에 올라왔을 때는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지금 페이스가 약간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우리 팀 사정상 현재 주전 유격수가 누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먼저 나가야 한다. 지금은 김재호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기에 당분간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무엇보다 이 감독은 김재호의 베테랑다운 관록 수비에 큰 기대를 건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결과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효과도 있는 까닭이다.
이 감독은 “유격수 자리는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가 가장 좋아야 하는 포지션이다. 김재호 선수가 최근 2경기 동안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 중심을 굉장히 잘 잡아줬다. 투수가 힘들 때 베테랑 야수로서 경기 템포를 늦춰줄 수 있다. 더그아웃에서 젊은 야수들이 그런 걸 보고 배울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자리를 잠깐이라도 비우면 안 된다. 잘하는 선수가 먼저 나가는 게 당연하니까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항상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김재호’로 평가받는 내야수 안재석도 허리 부상에서 회복해 퓨처스팀에서 실전 경기 출전을 시작했다. 실전 감각을 제대로 끌어 올린다는 가정 아래 이르면 6월 초 복귀가 유력하다. 만약 안재석까지 1군에 올라온다면 김재호, 박계범까지 포함한 유격수 삼파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