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가 3년 전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타율왕을 셀프 경신할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이제 곧 불혹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이거즈 4번 타자로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이 최형우에게 느껴진다. 이러다 45살까지도 충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형우는 6월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6대 3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KIA는 선취 득점을 통해 2대 0으로 앞서가다가 3회 말 선발 투수 이의리의 제구 난조로 2대 3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반격에 나서 KIA는 4회 초 변우혁의 1타점 동점 적시타로 3대 3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5회 초 공격에서 류지혁과 소크라테스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가 찾아왔다.
해결사는 역시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바뀐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6구째 142km/h 속구를 당겨 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 과정에서 상대 우익수 송구 실책을 틈 타 소크라테스까지 홈을 파고들어 추가 득점까지 나왔다.
최형우는 9회 초 쐐기 타점까지 기록했다. 최형우는 5대 3으로 앞선 9회 초 1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바뀐 투수 이형범의 3구째 139km/h 슬라이더를 노려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중요한 타점이었다. KIA는 최형우의 활약상 덕분에 6대 3 승리와 더불어 주말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경기 뒤 “최형우가 중심 타자답게 결승 타점과 쐐기 타점을 올려줘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0.324로 리그 타율 2위에 올라 있다. 팀 동료인 소크라테스(타율 0.325)가 리그 타율 선두인 가운데 최형우는 최고령 타율왕에 도전할 기세다.
최형우는 2020시즌 타율왕(0.354)에 올라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율왕 3위(당시 37세)에 올랐다. 이병규(2013년·39세)와 백인천(1982년·39세)의 뒤를 잇는 기록이었다. 만약 최형우가 올 시즌 타율왕을 차지한다면 자신이 2020시즌 세운 최고령 타율왕 기록을 셀프 경신하게 된다.
10일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연속 안타면 몰라도 개인적으로 연속 출루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편이 아닌데 운 좋게 안타가 계속 나왔다. 내 스윙보단 방망이 손잡이 움직임으로 나온 안타들이 많다. 중요한 타점을 올려서 좋긴 한데 얼른 내 스윙을 회복하면서 조금 더 앞에서 공이 맞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냉철한 셀프 평가를 내렸다.
3년 전 최고령 타율왕 분위기 때와 비교에도 최형우는 손사래를 쳤다. 최형우는 “3년 전과도 완전히 다른 상태다. 그때는 내가 원하는 스윙으로 기량이 잘 나와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가 운이다. 지난해 초반에 힘들었을 때 행운의 안타도 별로 안 나왔는데 올 시즌 초반엔 시프트가 뚫리는 행운의 안타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타율이 조금 높지 않을까 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정작 최형우가 가장 답답해하는 건 개인 성적이 아닌 팀 성적이었다. KIA는 승률 5할 고지를 넘나들면서 리그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최형우는 “최고령 타율왕 도전보단 팀 승률 5할 고지에 다시 오르고 싶은 생각뿐이다. 시즌 초반에 좋은 흐름을 타는 가 싶다가도 다시 연패에 빠지니까 너무 힘들더라. 그 고비만 넘어서면 부상자들 복귀와 함께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줄 텐데 그게 참 아쉽다”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최형우는 불혹을 앞둔 시점에서도 타이거즈 대체 불가 4번 타자 역할을 맡고 있다. 몇 살 어린 리그 후배 타자들이 벌써부터 ‘에이징 커브’ 논란에 휩싸이지만, 최형우는 타격에 있어선 격이 다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다 45세까지도 뛰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형우 자신도 ‘예고 은퇴’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올 시즌을 뒤 두 번째 FA 계약 기간이 끝나는 최형우는 “나는 하루살이 인생”이라며 호탕한 웃음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