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한 번쯤은 다칠 거라 생각했기에, 오히려 쉽게 잘 넘어갔다고 생각해요.”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21)의 2023시즌 출발은 늦었다. 김현준은 지난 3월 19일 KT 위즈와 시범경기 도중 타격을 하다가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유구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 부상 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꿈도 빠르게 버렸다.
3월 24일 수술을 받은 김현준은 4월 4일 재활군에 합류,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복귀까지 최소 3개월은 생각했는데, 수술 후 54일 만에 실전 경기를 소화했다. 5월 17일 퓨처스리그 SSG전에 나온 김현준은 18일까지 두 경기를 소화하며 4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으로 활약했다.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5월 19일 김현준을 콜업했다.
김현준은 5월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복귀 첫 타석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렸다. 복귀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주춤했다. 5월 타율 .237에 머물렀다. 김현준 역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6월 들어서 완전히 살아났다. 6월 타율 0.359 14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홈에서 열린 10일과 11일 롯데와 두 경기서는 홈런 1개 포함 5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위닝시리즈에 힘을 더했다.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빠르게 적응 중인 김현준은 시즌 타율 0.299(77타수 23안타)로 3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만났던 김현준은 “편한 마음으로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도 편하게 조절을 잘 해주셔서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감독도 놀랄 만큼, 빠르게 복귀했다. 긍정 회로를 돌리며 1군 무대에 다시 서는 그날을 기다린 김현준이다. “어차피 한 번쯤은 다칠 거라 생각을 했다. 별생각 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스타일이다(웃음). 쉽게 잘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김현준은 2021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김현준은 100안타를 때렸지만,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한 개의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벌써 두 개다.
그는 “파워가 는 것도 있겠지만, 작년에 경기에 나가며 경험을 쌓다 보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주춤했던 5월을 돌아본 김현준은 “자꾸 결과에 신경 썼던 것 같다. 결국 멘탈이었다. 팀이 어려울 때 ‘내가 쳐야지, 살아나가야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위축됐던 것 같다. 방에 누워서 ‘눈치 보지 말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하고 있지만, 김현준은 아직도 야구가 어렵다.
그는 “연습 때 이 폼으로도 해보고, 저 폼으로도 해보고 다 해보는데 경기 들어가면 투수가 쉽게 던지지 않는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일 어려운 스포츠가 야구인 것 같다”라며 “난 아직도 부족하다. 매일 잘 하고 싶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성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힘이 들 때마다 타격 파트 및 베테랑 형들의 조언을 받으며 성장하려 한다.
그는 “타격 코치님 두 분이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베테랑 형들도 마찬가지다. (강)민호 형 같은 경우는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최근에도 어떻게 하라기보다는 ‘생각 없이 쳐’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 출발은 늦었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김현준. 더욱 뜨거워질 그의 방망이를 기대해 보자.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