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기쿠치 유세이가 자신의 등판을 되돌아봤다.
기쿠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시리즈 최종전을 2-4로 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자신의 등판(4 2/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되돌아봤다.
5회가 가장 아쉬운 경기였다. 선두타자 애들리 러츠먼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두 타자를 잡았지만, 라몬 우리아스의 땅볼 타구를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했고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강판됐다.
존 슈나이더 감독이 걸어나올 때 격렬한 아쉬움을 표현했던 그는 당시 감정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생각하다가 “교체에 화가난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저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났었다. 홈런을 허용하고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말을 이었다.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14개의 타구를 허용했는데 이중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는 4개에 그쳤다. 49차례 스윙중 39%에 달하는 19개가 헛스윙이었다. 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모두 꾸준히 헛스윙을 뺏어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은 “슬라이더를 던지는 모습이 많이 좋아졌다. 약한 타구를 많이 유도했고, 우타자 상대로 헛스윙 유도도 잘됐다. 홈런 상황에서는 0-2 카운트에서 옳은 선택을 했다고 본다. 상대 타자가 좋은 스윙을 했다”며 기쿠치의 투구를 호평했다.
지난 두 차례 등판을 비디오로 확인했다고 밝힌 포수 대니 잰슨도 “아주 좋았다. 정말 행복했다. 볼배합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커브도 좋았고 패스트볼도 잘 들어갔다”며 동료를 칭찬했다.
기쿠치역시 “지난 몇주간 슬라이더 제구를 많이 강조해왔는데 오늘 제구가 잘됐다”며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하이 패스트볼을 활용한 것에 대해서도 “잰슨이 리드를 잘해줬다”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 동료 크리스 배싯은 등판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기쿠치를 직접 따라가 격려하기도했다. 기쿠치는 “내 투구를 정말 재밌게 지켜봤다며 구위는 여전히 좋으니까 계속해서 노력하자는 말을 했다”며 동료가 전한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토론토가 진 것은 기쿠치 때문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 잔루 7개 기록한 타선이었다. 슈나이더 감독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기에 살아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타자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9회 캐반 비지오의 파울 타구는 조금만 왼쪽으로 갔으며 홈런으로 인정될 타구였다. 슈나이더는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 대해 “언젠가 레이저 기술 등이 발전해 체크 스윙이나 파울, 페어 등을 판정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농담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토론토에게 이번 시리즈는 볼티모어가 더 이상 지구 최약체가 아님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잰슨은 “볼티모어는 좋은 타자를 갖춘 팀이고, 불펜진도 아주 좋다. 더 좋은 팀이 됐다. 구장 분위기도 좋아진 거 같다.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가 이런 곳이다. 다섯 팀이 서로에게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며 지구 경쟁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텍사스로 이동, 서부 지구 선두 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와 3연전을 갖는다.
슈나이더는 “우리는 지금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금 모습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야’라고 말할 것이다. 준비나 노력이 부족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공수가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면 빠르게 좋아질 것”이라며 분발을 다짐했다.
기쿠치도 “팀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잘 뭉치고 있다”며 팀 분위기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볼티모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