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 원태인은 프로 데뷔 뒤 ‘금강불괴’와 같은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5년간 총 721이닝에다 올림픽·WBC 국제대회 마운드까지 올랐음에도 원태인은 큰 부상 없이 꾸준한 투구를 펼치는 까닭이다. 장하게 버틴 삼성 소년가장 원태인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야구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원태인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돼 9월 26일 고척돔에서 열린 상무야구단과 연습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원태인은 대표팀 선발 마운드에 오른 곽빈의 뒤를 이어 4회 초 구원 등판했다. 0대 0으로 맞선 4회 초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선두타자 나승엽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구본혁과 변상권을 상대로도 연이은 2루수 땅볼을 유도해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원태인은 5회 초 마운드에 올라 다시 선두타자 박승규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원태인은 대표팀 동료 윤동희와 상대해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김주원까지 1루수 땅볼로 처리해 2이닝 연속 삼자범퇴 투구를 선보였다.
예정된 2이닝을 퍼펙트 투구로 소화한 원태인은 6회 초 수비를 앞두고 장현석에게 공을 넘긴 뒤 등판을 마무리했다.
원태인은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1’ 탠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3~4이닝 정도를 전력 투구할 선발 투수 뒤를 이어 2~3이닝 정도를 틀어막아주면서 필승조에게 공을 건네는 중요한 역할이다.
26일 MK스포츠와 만난 원태인은 “WBC 대회 때도 이미 다 경험한 보직이다.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 불펜으로 등판하더라도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선발 뒤를 이어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투수도 정말 중요하지 않나.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소속팀에선 여전히 어린 편이지만, 원태인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선 어엿한 선배 축에 속한다. ‘선배미’를 나름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원태인은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편하고 재밌다. 서로 대화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장)현석이랑 밥도 먹고 대화해봤는데 확실히 마인드가 좋아서 미국에 가서 성공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 우리 팀에선 (김)성윤이 형이 갑자기 와서 적응하기 힘들어 보이더라(웃음). (김)지찬이랑 셋이서 같이 삼성 라이온즈의 자존심을 지키는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원태인은 프로 데뷔 뒤 5년간 꾸준히 시즌 100이닝 이상을 기록하면서 총 721이닝을 소화했다. 거기에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WBC 대회 마운드에도 올랐기에 원태인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원태인은 큰 부상 없이 소속팀과 대표팀 마운드에 올라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원태인은 “올해 WBC를 다녀오면서 더 그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나도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정말 안 좋은 영향이 있는 건가’라고 생각해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었다. 그래도 후반기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니까 큰 경험을 얻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을 되찾은 느낌이다. 올 시즌이 내 야구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될 듯싶다”라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속팀 걱정을 마음 한편에 품고 있었다. 잠시 소속팀 걱정을 잊어야 하는 원태인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삼성 라이온즈로 금의환향하는 그림을 꿈꾸고 있다.
원태인은 “우리 팀이 시즌 내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 않나. 선발진도 계속 구멍이 나는 상황이라 내가 빠진 것에 대해 팀과 동료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미안했다. 감독님과 형들이 미안해하지 말고 꼭 금메달을 따오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정말 다른 말 필요 없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고 삼성 라이온즈로 다시 돌아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