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마음씨까지 너무나 아름다웠던 여자 혼계영 400m 대표팀이었다.
이은지(배영), 고하루(평영), 김서영(접영), 허연경(자유형)으로 꾸려진 대표팀은 29일 중국 항저우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4분00초13을 기록하며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임다솔, 백수연, 박예린, 정소은이 작성한 4분03초38을 3초25나 줄인 한국 신기록이었다.
이로써 이들은 일본(3분57초67)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3위는 4분01초72의 홍콩이다.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밝힌 바 있던 김서영은 이날 결과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한 채 항저우에서의 ‘위대한 여정’을 마쳤다. 개인 통산 6번째 아시안게임 메달(금 1개·은 2개·동 3개)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김서영은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대회에 나섰다. 마침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메달 획득 기회가 왔고, 꼭 잡고 싶었다”며 “어린 동생들이 정말 잘했다.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너무 만족스럽다”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여자 수영도 잘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우리 어린 선수들은 더 잘할 것”이라고 동생들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후배들은 아직 그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하지 못했다. 허연경은 “지난해부터 (김)서영 언니와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다”며 “서영 언니를 보면서 나도 높은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벌써 마지막이라는 말이 나오니, 슬프다. 서영 언니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 5개(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쓸어담으며 한국 여자 배영의 1인자로 발돋움한 이은지도 “우리 세 명(이은지, 허연경, 고하루)은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왔다. 서영 언니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에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자 막내 고하루 역시 “서영 언니와 함께 계영 종목에 출전해 정말 좋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리고 김서영은 자신의 자랑스러운 후배들을 고운 미소로 바라봤다.
마지막 아시안게임, 마지막 종목에서 따낸 은메달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린 선배. 그런 선배를 쉽사리 보내지 못하며, 존경심을 드러낸 후배들. 실력은 물론이고 마음씨까지 너무나 고왔던 여자 혼계영 400m 대표팀이었다.
한편 한국 수영은 이곳 항저우에서 영광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번 대회 수영 경영 종목에서 한국이 획득한 메달은 무려 22개(금6개·은 6개·동 10개)에 달한다. 이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2010 광저우 대회·금메달 4개)과 최다 메달(2006 도하 대회·16개) 기록을 모두 뛰어 넘는 최고 성적이다.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