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의 9년 연속 10승 도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KIA 김종국 감독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는데 승운이 안 따라줬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양현종은 9월 30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시즌 8승 달성과 함께 9년 연속 10승을 위한 기회를 잡고자 했다. 양현종은 30일 등판을 포함해 세 차례 정도 남은 잔여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야 9년 연속 1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이 가능했다. 10년 연속 10승이라는 이강철 감독이 보유한 유일한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김종국 감독은 30일 경기 전 “개인적으로도 양현종 선수가 오늘 승리를 시작으로 9년 연속 10승을 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최소 5이닝 이상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준다면 오늘 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양현종 선수의 경우 수직 무브먼트나 커맨드가 좋아져서 이닝을 길게 끌어주고 있다. 상대 타선에서 우타자 8명이나 배치됐지만, 양현종 선수도 충분히 상대했던 익숙한 얼굴의 타자들이다. 준비를 잘 했을 거라 걱정은 없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날 KIA는 2회 초 소크라테스와 이우성의 솔로 홈런으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4회 초 나온 이창진의 솔로 홈런도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하면서 시즌 8승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6회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양현종은 6회 말 선두타자 김찬형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7회 말 마운드에도 오른 양현종은 김성현과 대타 최주환에게 각각 중전 안타와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처했다.
양현종은 김민식에게 2루수 땅볼을 맞아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해 2실점째를 기록했다. 이어 홈런을 내준 김찬형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끝내 3대 3 동점을 내줬다. 결국, KIA 벤치는 3대 3 동점 이뤄지자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바뀐 투수 전상현은 실점 없이 7회 말을 매듭지으면서 역전을 막았다.
양현종의 시즌 8승이 무산된 뒤 KIA는 연장전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KIA는 10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상대 베테랑 타자 김성현에게 초구 끝내기 안타를 맞고 3대 4 패배를 당했다.
양현종은 이날 6.1이닝을 소화하면서 시즌 150이닝에 도달했다. 9시즌 연속 150이닝 이상 투구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이었다. 이는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2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양현종에 앞서 KT WIZ 이강철(10시즌 연속·1989~1998년) 감독이 해태 타이거즈 소속 현역 시절 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9년 연속 10승 기록 도전에 사실상 실패했다. 7회 말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양현종의 얼굴에도 진한 아쉬움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KIA 벤치가 양현종을 7회 말 시작 전 혹은 위기 상황에서 교체하지 않았던 선택이 아쉬웠다. 이미 6회 말 양현종이 흔들린 투구 내용을 보인 데다 불펜 가동 인원도 충분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10월 1일 문학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양현종의 교체 시점과 관련해 “6회까지 투구 페이스가 원체 좋았다. (양)현종이가 7회까지 딱 막아줬다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쉬웠다. 잘 던지다가 7회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상대 대타(최주환)가 공을 잘 친 것도 있었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더 확실한 위닝 샷이 안 들어간 것도 아쉬웠다”라고 복기했다.
이어 “그 상황에선 점수를 주더라도 현종이가 줘야 본인이 덜 아쉬웠을 거다. 다른 투수가 올라갔으면 더 부담스러울 거고, 다른 투수가 실점했다면 현종이가 더 아쉬웠지 않겠나. 동점타를 맞은 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맞았던 오태곤 타석이라 어쩔 수 없이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양현종의 투구 내용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양현종이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달성과 함께 9월 월간 성적 6경기 등판 1승 3패 평균자책 2.41 22탈삼진 9볼넷으로 안정감을 되찾은 건 고무적인 결과였다.
김 감독은 “10승을 달성한다면 좋겠지만, 승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다. 그래도 최근 현종이의 투구 페이스가 올라가는 상황이라 남은 시즌 동안엔 좋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시즌 최종전이 순위를 결정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은 10승을 위한 현종이의 최종전 불펜 등판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문학(인천)=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