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4경기 만에 간절히 바랐던 승리를 거머쥐었다. 환골탈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큰 소득이었다.
첼시는 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3-24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무려 4경기만에 리그 승리를 거머쥔 첼시는 승점 8점(2승 2무 3패)으로 하위권인 15위에서 11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앞선 3경기 1무 2패의 부진을 씻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첼시의 승리는 이적 이후 미운 오리 새끼였던 2명의 선수가 이끌었다. 바로 각각 선제골과 쐐기골을 기록한 미하일로 무드리크와 아르만도 브로야가 그 주인공이었다.
먼저 무려 1억 유로(약 1426억 원)의 이적료로 첼시에 합류한 무드리크는 이날 경기 전까지 23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는데, 화끈한 선제포를 터뜨려 오랜 골 가뭄 갈증을 풀었다.
브로야 역시 첼시 유스에서 성장해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사우샘프턴에서 임대 된 이후 리그 특급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하지만 임대 복귀한 이후 십자 인대 부상을 당해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이처럼 불운 속에 아쉬움만 남겼던 브로야 역시 약 1년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부상과 경고 누적 등으로 베스트 멤버들이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첼시가 중원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4-3-3 포메이션을 썼다.
무드리크-브로야-콜 팔머가 공격진에 섰고, 중원은 엔조 페르난데스-모이세스 카이세도-코너 갤러거가 포진했다. 리바이 콜윌-티아고 실바-악셀 디사시-마크 쿠쿠렐라 포백 조합에 로베르트 산체스 골키퍼가 출격했다.
최근 홈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풀럼도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윌리안-라울 히메네스-해리 윌슨으로 전방 공격진을 짰다. 그 아래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주앙 팔리냐-해리슨 리드가 중원을 조합을 짰다. 수비진 포백 라인은 로빈슨-디우프-림-카스타뉴가 섰고 베른트 레노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첼시가 새로운 중원 활용법으로 공격 주도권을 가져갔다. 카이세도가 3선에서 위치하고 페르난데스가 더 공격적으로 배치 되어 공격 전개를 도맡으며, 갤러거도 상대 하프스페이스를 적극 공략하는 등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 결과 전반 2분만에 브로야가 골키퍼까지 제쳐내며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슈팅이 어이없이 골문 위로 떴다. 전반 7분 풀럼이 프리킥 기회를 한 차례 놓친 이후 전반 10분 첼시도 무드리크의 슈팅이 빗나갔다.
전반 18분 선제골이 터졌다. 첼시의 풀백 콜윌이 절묘한 공간 크로스를 찔러줬다. 무드리크는 이를 깔끔한 가슴 트래핑으로 잡아낸 이후 한 차례 터치 이후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간결하게 마무리, 풀럼 골망을 갈랐다. 무려 첼시 이적 이후 24경기만에 나온 득점포였다.
무드리크의 선제골로 흐름을 탄 첼시가 이후 1분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19분 팔머가 상대 수비의 패스를 탈취해낸 이후 브로야에게 연결했다. 이 패스를 상대 수비가 걷어냈지만 쇄도한 브로야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첼시와 브로야에게는 운도 따른 결과. 하지만 경기 시작 이후 약 20분간 적극적이었던 브로야의 움직임이 만든 추가골이기도 했다.
스코어 2-0으로 앞서간 첼시는 이후에도 계속 공격을 주도했다. 페르난데스가 간결하고 과감하게 패스를 뿌렸고, 갤러거와 3명의 공격진은 지속적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41분 풀럼도 코너킥에 이은 히메네스의 헤더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첼시도 전반 42분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쳤지만 전반전을 리드를 지켜내며 2-0으로 마쳤다.
후반전은 풀럼의 분전이 돋보였다. 첼시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득점을 올린 무드리크를 빼고 이안 마트센을 투입시켜 먼저 변화를 줬다. 풀럼도 후반 8분 히메네스와 윌슨을 빼고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와 알렉스 이워비를 투입시켜 공격진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그리고 후반 11분 이워비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헤더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첼시가 후반 12분 프리킥 기회를 놓쳤다. 후반 14분 풀럼 비니시우스의 헤딩이 골문을 높게 벗어났다. 양 팀 모두 한 차례씩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그리고 후반 18분 첼시가 승부에 쐐기를 박을만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잘 지켜낸 브로야의 패스를 받은 갤러거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컷백 패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마트센이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세컨볼 찬스를 페르난데스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풀럼 골키퍼 레노가 막아냈다.
하지만 이후 장면에서 브로야가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터졌다. 다만 브로야는 절뚝이면서도 스스로 걸어서 피치를 벗어나는 등 부상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풀럼도 후반 31분 페레이라 대신 사사 루키치를 투입시키며 변화를 줬고, 첼시는 팔머 대신 치무아냐 오고추쿠를 투입시켜 미드필더 라인을 더 강화시켰다.
후반 32분 풀럼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윌리안이 중앙으로 좁혀온 이후 패스를 연결했다. 이를 받은 루키치가 상대 수비를 뚫는 절묘한 패스를 곧바로 보냈고, 어느새 하프스페이스로 쇄도해 온 팔리냐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산체스가 슈팅을 발로 막아내는 신기의 선방을 펼쳤다.
이후 양 팀은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첼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첼시 입장에선 다시 브로야와 무드리크 등의 경미한 부상을 입은 부상자가 발생한 것의 옥의 티. 또한 전반전 강력한 압박을 통해 좋았던 경기력이 체력이 떨어지면서 후반전 떨어지는 약점도 나타났다.
하지만 오랫동안 침묵했던 2명의 공격진이 골을 터뜨린 것은 물론 갤러거와 페르난데스의 새로운 활용법을 찾은 것은 의미가 컸다. 무색무취에 가까웠던 첼시의 전술과 경기력에서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줬다는 것에서도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승리였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