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도하 참사’보다 더 심각한 현실이 찾아왔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저장대 저장 김나지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5~8위 결정전에서 82-89로 패했다.
대한민국은 17년 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5위 추락, ‘노메달 참사’를 겪었다. 그래도 순위 결정전에선 카자흐스탄과 일본을 잡아내며 5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5위는커녕 6위도 아니다. 이제는 7-8위 결정전으로 추락하는 수준이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허훈(18점 3리바운드 8어시스트)과 라건아(23점 7리바운드 3블록슛)가 고군분투했다.
대한민국의 상대였던 이란은 하메드 하다디가 은퇴했다. 여기에 에이스였던 모하메드 잠시디가 없었고 새로운 에이스 모하메드 아미니, 그리고 주득점원 베흐남 야크찰리가 유럽 소속팀 차출 금지로 참가하지 못했다. 남은 베스트 전력은 사자드 마셰야키 정도. 전성기가 훌쩍 지난 아살란 카제미까지 굳이 포함하면 2명이 전부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그들을 견뎌내지 못했다.
3쿼터 초반까지 앞섰던 대한민국은 후반부터 4쿼터 들어 이란의 높이에 무너졌다. 대한민국이 내세운 클래식 농구, 아니 구식 농구는 베스트 전력이 거의 다 빠진 이란에도 통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경기 초반 이란의 압박 수비, 트랜지션 게임에 고전했다. 그러나 라건아가 내외곽을 오가며 이란 수비를 무너뜨렸다. 허훈과 이우석의 스피드, 그리고 김종규의 3점까지 더하며 1쿼터를 20-21, 1점차로 밀린 채 마쳤다.
2쿼터 역시 이란의 높이와 스피드, 그리고 압박 수비는 좋았다. 대한민국은 3점슛으로 맞섰다. 라건아와 전성현이 연속 3점포를 터뜨렸다. 허훈과 변준형이 힘을 냈고 전성현의 3점슛이 다시 한 번 성공했다. 2쿼터 초반 역전에 성공한 후 꾸준히 리드를 지킨 대한민국. 전반을 48-40으로 리드했다.
전반 리드는 3쿼터에 무너졌다. 미르자에이의 높이에 대한민국 빅맨들이 고전했다. 석연찮은 판정으로 라건아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은 상황. 허훈이 3점슛으로 맞불을 놨으나 높이를 장악한 이란에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계속된 실책까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았다. 변준형의 3점슛으로 63-66, 3점차까지 추격했으나 3쿼터는 종료됐다.
분위기를 내준 대한민국은 4쿼터 내내 이란에 두들겨 맞았다. 대량 실점을 허용한 채 끌려다녔다. 허훈과 라건아가 맞불을 놓으며 추격했으나 힘이 부족했다. 이란은 대한민국을 가지고 놀았다. 높이 우위를 통해 수차례 공격 기회를 얻었다.
대한민국은 전성현의 3점슛으로 막판 추격전을 펼쳤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끝내 패배, 7-8위 결정전으로 추락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 사우디 아라비아전 패자와 7-8위 결정전을 치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