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힘이 딸리는 게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지금 체력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내년에는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NC 다이노스 전천후 좌완투수 최성영이 올 시즌을 돌아봤다.
지난 2016년 NC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군 통산 82경기(223.1이닝)에서 8승 7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32를 올린 최성영에게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좋은 일은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찬 것. 초반 롱릴리프로 활약하던 그는 연이은 호투로 선발 보직을 맡았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시즌 중반 불의의 악재가 최성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20일 창원 LG 트윈스전에서 문보경의 직선 타구에 왼쪽 광대를 맞고 쓰러졌다. 진단은 안와골절이었다.
이후 몸을 빠르게 추슬린 최성영은 8월 1군에 복귀했다. 시즌 막판에는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고전했으나, 그래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올 시즌 성적은 18경기 출전(66.2이닝)에 5승 4패 평균자책점 4.86이었다.
NC의 CAMP 1(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23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최성영은 “(안와골절) 부상으로 시즌 도중 빠진 것과 초반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만족한다. 그런데 막판에 안 좋았다. 마지막에 힘이 부치는 것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게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지금 체력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이어진 가을야구에서 최성영은 다시 롱릴리프로 자리를 옮겼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0월 23일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 승리투수가 됐고 11월 2일 KT위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당시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해서인지 정규리그에 비해 최고 구속도 상승했다.
이번이 포스트시즌 첫 경험이었던 최성영은 “솔직히 처음 등판했을 때 떨린 것도 조금 있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긴장이 안 됐고, 집중도 잘 됐다. 저 혼자 흥이 오르다 보니 오히려 좋은 텐션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초구를 던졌는데, 시즌 때보다 구속이 잘 나왔다. 파울이 나왔고 (상대 타자들이 힘에서) 밀리는 느낌도 나서 혼자 신나게 던졌다. 그래서 스피드가 잘 나온 것 같다. 이 경험이 바탕이 돼 앞으로 좀 더 좋게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시즌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다. 좋은 날과 힘든 날이 공존했다. 부상을 당해 처음 빠지기도 했으나 가을야구도 처음으로 등판해 봤다. 생각보다 괜찮아서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 내년에는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도 붙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내년 시즌 최성영의 보직은 선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 만난 강인권 NC 감독은 “많은 선수들을 후보군에 넣고 지켜볼 생각이다. 이재학, 최성영도 선발 후보군”이라고 설명했다. 단 최성영은 다른 보직에 대한 욕심(?)도 있다고.
그는 “선발 욕심도 나지만 롱릴리프나 중간 계투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지금은 필승조에 (김)영규가 자리를 잡고 있고, 옛날에는 (임)정호 형이 잘 지켜왔다. 저도 중간에서 필승조로도 한 번 나가보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웃었다.
이어 최성영은 롱릴리프에 대해 “선발로 나섰을 때 저도 많이 무너져봤는데, 뒤를 버텨주는 투수가 그 팀에서 정말 중요하다. 눈에는 안 띄겠지만, 팀에는 제일 필요한 존재라 생각한다. 충분히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주어진 환경은 선발을 해야 하는게 맞다. 준비를 더 맞게 잘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시즌 투수들에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피치 클락과 로봇 심판이다. 최성영은 이중 로봇 심판을 상무에 있을 시기 경험한 바 있다.
최성영은 “지금도 투수 훈련할 때 로봇 심판을 신경쓰고 있다. 상무에 있을 때 해보긴 했는데, 그 때랑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당시에는 초반이라 기준을 잘 몰랐다. 심판 분들도 적응이 안 된다고 하셨다”며 “아무래도 저 같은 스타일은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그는 피치 클락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초반에는 조금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보니 또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초반에는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적응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이 최성영은 올 시즌 중반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운에 시달렸다.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었던 순간인만큼 어느 정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최성영은 “트라우마는 조금 있다. 날카로운 타구 보면 무섭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막아야 한다. 한 대 더 맞는 일이 있어도 막을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