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5위 박태준(20·경희대학교)이 남자태권도 커리어 슈퍼그랜드슬램에 대한 장준(24·한국가스공사)의 도전을 최소한 4년 뒤로 미루는 이변을 연출했다.
박태준은 2월1일 제33회 프랑스 파리하계올림픽 대한태권도협회 –58㎏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장준을 2-0(2:1, 2:1)으로 꺾었다. 상대 전적 6전 6패의 열세를 완전히 뒤집은 예상 밖의 결과다.
장준은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그랜드슬램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청소년선수권 ▲세계선수권 우승자다. 올림픽 금메달만 획득하면 경력을 완성한다.
박태준은 -54㎏ 국가대표로 2022년 제25회 아시아태권도연맹(ATU) 선수권대회 및 2023년 제26회 세계태권도연맹 월드챔피언십을 잇달아 제패한 데 이어 2024 파리올림픽 –58㎏ 정상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김재봉 전 인도네시아 태권도대표팀 감독은 “장준한테 6차례 겨루기를 모두 졌다는 것은 스타일 변화나 변칙 기술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선발전 박태준은 달랐다”고 분석했다.
현역 시절 김재봉 감독은 세계군인선수권대회 –54㎏ 및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58㎏ 우승을 경험했다. “박태준은 장준과 파리올림픽 선발전 제1·2경기 1라운드를 그동안 패턴으로 했다가 지자, 2·3라운드는 원래의 오른폼에서 왼폼으로 바꾼 승부수가 통했다. 한층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재봉 감독은 “왼발에 중심을 두고 오른발로 돌려차기, 밀어차기, 얼굴 득점을 획득하는 박태준한테서 노련미까지 느껴졌다. 장준 역시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며 감탄했다.
남자태권도 –54㎏은 올림픽에는 없다. 박태준 –58㎏ 국제대회 최고 성적은 2022 그랑프리 시리즈 영국 맨체스터 대회 우승이다. 두 체급 특성을 잘 아는 김재봉 감독은 “신장과 힘의 차이는 느낄 것”이라면서도 “기세에 노련미까지 더해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준이 빠지면서 ▲2021년 제32회 일본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토 델라퀼라(24·이탈리아)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22·튀니지) ▲유러피언게임 및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25·스페인)가 세계 TOP3로 묶인다.
파리올림픽 남자태권도 –58㎏은 오는 8월8일(한국시간) 열린다. 김재봉 감독은 “명확한 전력 파악이 필요하다”면서도 “박태준보다 랭킹은 높지만, 단점은 다들 있다”며 비토 델라퀼라,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가 넘지 못할 완벽한 강자들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도 박태준은 ▲비토 델라퀼라 1승2패(2-0, 0-2, 0-2)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 1승1패(2-1, 1-2)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 1승(2-0) 등 상대전적에서 한 번 이상은 이겨봤다.
김재봉 감독은 “부상 없이 체력과 컨디션을 잘 관리하면서, 다양한 움직임과 공격·방어 패턴을 좀 더 연구하면 좋을 것 같다. 파리올림픽을 힘껏 응원하겠다”며 박태준한테 조언했다.
슈퍼그랜드슬램 달성이 연기된 장준에 대해서도 “정말 멋진 선수다. 이미 태권도 역사를 쓰고 있는 만큼 박태준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좋은 경험했다는 마음으로 패배를 받아들이고 도복을 벗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이라고 격려했다.
김 감독은 7년 동안 강력계 형사로 활동한 무도특채 경찰관 커리어를 뒤로하고 지난해 가을 서울특별시 강동구에 ‘국가대표 김재봉 태권도 & 주짓수’ 체육관을 오픈하여 지도자 경력을 재개했다.
이달 초에는 2009년 제19회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3㎏ 동메달리스트 조설(경찰대학 체육학과 교수) 태권도 재능기부 세미나를 주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9 아시아청소년선수권 –45㎏ 금메달
2022 아시아선수권 –54㎏ 금메달
2022 그랑프리 시리즈 –58㎏ 금1
2023 세계선수권 –54㎏ 금메달
2023 그랑프리 시리즈 –58㎏ 동1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