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상대방이랑 싸울 준비를 해 무조건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하는 김강민의 당찬 한 마디였다.
2001년 2차 2라운드 전체 18번으로 SK(현 SSG)의 부름을 받은 김강민은 지난 시즌까지 SSG에서만 활약했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이고 빠른 발, 날카로운 타격 능력까지 가진 그는 SK 및 SSG가 리그에서 강팀으로 군림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통산 성적은 1919경기 출전에 타율 0.274(5364타수 1470안타) 138홈런 674타점 209도루다.
영원히 인천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만 같았던 김강민. 그러나 그는 지난해 말 야구 인생 첫 이적을 하게 됐다. 그해 11월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들을 눈여겨보던 한화의 지명을 받은 것.
고민 끝에 한화와 손을 잡은 김강민은 올 시즌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27일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스프링캠프는 스케줄만 다를 뿐이지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준비하고 본인 컨디션을 끌어올려 시즌에 맞춰 들어가야 한다. 스케줄 안 에서 제 것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팀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으니 그것을 채우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는 못 하겠지만 수비라든지 그 속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려 한다. 어떤 역할이든 제가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김강민은 후배 외야수들에게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있다. 특히 현재 김강민의 시선은 그동안 주로 내야수로 나서다 올 시즌 외야 출전 기회가 많아질 정은원을 향해 있었다.
김강민은 “같이 한 경기 나갔는데 생각보다 잘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수비 센스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디테일하게 많은 경기를 본 것이 아니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많이 봤다”며 “옆에서 같이 경기를 뛰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처음 나온 것 치고 의외로 잘하더라. 제 느낌에 괜찮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야구계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류현진의 복귀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KBO리그 190경기(1269이닝)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치며 186경기(1055.1이닝)에 출전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를 작성했다.
김강민은 류현진이 미국으로 가기 전 그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단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고.
김강민은 “(류현진을 상대로) 너무 못 쳤다. 안타를 몇 개 치지 못했다. 좌완 상대로 강했는데, (류현진 상대로) 안타 친 기억이 별로 없다. 타자들이 굉장히 싫어하는 투수 유형 중 하나”라며 “분석한다고 될 수준이 아니었다.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 된다. 저랑은 유독 안 맞았다. 타이밍도 타이밍인데 많이 까다로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까다로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어 그는 “선수 생활하는 중 다시는 못 볼줄 알았는데 같은 팀으로 보게 돼 다행”이라며 “다시 치라고 해도 못 칠것 같다. 이제는 같은 팀이다. 공을 잘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수비할 것”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지난해 9위로 한 단계 도약했다. 여기에 비시즌 김강민과 더불어 안치홍, 이재원을 품었고, 류현진마저 돌아오며 알찬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김강민은 “(류현진 같은) 그런 선수가 오면 팀 공기가 달라진다. 어지됐든 한화는 그동안 하위권에 있었던 팀이다. 밖에 나가서 다른 팀들하고 싸우기에는 조금 힘들었다”며 “그런데 기둥이 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고, 보고 배울 게 많고, 힘이 되는 그런 선수가 왔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투수, 야수 모두 마찬가지다. 그 정도 커리어를 가진 국내 선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야수들의 집중력은 이로 말할 수 없다. 지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나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상대방보다 우리가 더 좋은 카드를 뽑았는데 지면 안 된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팀을 더 위로 올릴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며 “또 야수들은 그렇게 준비를 하고 경기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매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한화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류현진의 가세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김강민은 “(가을야구는) 무조건 간다는 생각을 하고 해야 한다. 5강이든 4강이든 3강이든 들어가서 시작하면 달려야 한다. 크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보다 다른 9개 구단에 2경기씩만 더 이겨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분명 전력이 보강됐고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진짜 나가서 상대방이랑 싸울 준비를 해 무조건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는 지면 용납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 목표를 가지고 더 위로 올라간다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10개 구단 모두) 다 비등비등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더 봐야겠지만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할 것이고 오늘 지면 내일 이길 것이다. 3연패를 하면 4연승을 할 것이고 그런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오키나와(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