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이 시범경기 극심한 타격 부진을 씻는 2024년 첫 홈런을 리그 개막전에서 터뜨렸다. KIA 이범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면서 이범호 감독의 사령탑 데뷔승에 힘을 보탠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됐다.
KIA는 3월 23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대 5로 승리했다. KIA는 이범호 감독 사령탑 데뷔승과 더불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팀 개막전 6연패 탈출에도 성공했다.
이날 KIA는 선발 마운드에 ‘1선발’ 윌 크로우를 올렸다. 크로우는 1회 초 최주환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맞았지만, 2회부터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순항했다.
KIA 타선이 1회 말 5득점 빅 이닝으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지난해 3승 평균자책 1.88로 KIA에 강했던 ‘천적’ 아리엘 후라도를 공략한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KIA는 1회 말 박찬호의 2루타와 소크라테스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2타점 동점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KIA는 이어진 김선빈의 중전 적시타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KIA 공격은 식지 않았다. 이우성의 중전 안타와 이중 도루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황대인의 3루수 땅볼 때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는 진귀한 그림이 연출됐다. 땅볼 2타점 기록은 KBO리그 역대 7번째, KIA 구단 2번째 기록이다.
KIA는 4회 말 선두타자 최원준이 후라도의 3구째 145km/h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려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2루 기회에선 소크라테스의 우중간 적시타가 나와 7대 2까지 달아났다.
KIA는 6회 초 3실점을 기록했지만, 6회 2사 뒤 가동한 불펜진이 키움 타선을 추가 실점 없이 막으면서 7대 5 두 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날 최원준의 홈런도 뜻깊은 장면이었다. 최원준은 시범경기 타율 0.074(27타수 2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었다. 그래도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최원준은 개막전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까지 이름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2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최원준의 경우 후라도를 상대로 잘 쳤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본 경기에서 잘 치고자 연습을 많이 했더라. 150안타 이상을 쳤던 친구라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라며 최원준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최원준은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한 방을 개막전에서 곧바로 날렸다.
경기 뒤 만난 최원준은 “홈런 타구가 맞는 순간 넘어갈 줄 몰라서 열심히 뛰었다. 제발 잡히지만 말라는 심정이었다(웃음). “후라도가 지난해 우리 팀에 강했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으니까 전력분석팀에서 준 좋은 정보를 믿고 타석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미소 지었다.
최원준은 시범경기를 마치고 개막전 직전까지 타격 메커니즘 수정에 임했다. 최원준은 “비시즌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때 계속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밀어붙인 감이 있었는데 시범경기를 끝내고는 3일 정도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하는 시간을 보냈다. 전력분석팀과 타격코치님과 함께 고민해 고치면서 조금은 좋아진 느낌”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범호 감독의 믿음도 최원준에게 큰 힘이 됐다. 최원준은 “사실 감독님께서 나를 개막 엔트리에서 뺏어도 할 말이 없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을 건데 개막전 선발 라인업까지 넣어주셔서 더 믿음에 보답하고자 했다. 감독님께서도 지나가면서 ‘감독은 널 믿으니까 너도 너 자신을 믿어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걸 듣고 오히려 마음 편안하게 임했는데 홈런이란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이날 최원준은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포구를 선보였다. 상대 중견수 도슨이 아쉬운 타구 처리를 연이어 보여준 점을 고려하면 최원준의 수비도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최원준은 “확실히 여기서 낮 경기를 처음 하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햇빛이 원체 정면에 있어서 타구를 포착하기가 정말 힘들다. 나는 예전에 하도 실수를 자주 해서 시간대별로 어떻게 타구를 처리해야 할지 코치님과 함께 많이 준비했다. 어느 정도 적응도 됐기에 이제 괜찮다. 완전히 가리는 타구도 안 나왔기에 운까지 따른 듯싶다”라고 바라봤다.
개막전이 열린 광주-챔피언스 필드는 2만 500석이 모두 매진(챔피언스 필드 개장 뒤 29번째 만원 관중 경기)됐다. 최근 챔피언스 필드가 매진됐던 경기는 무려 1715일 전인 2019년 7월 13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경기에선 이범호 감독의 은퇴식이 개최됐다. 최근 홈 개막전 만원 관중 기록도 5년 전인 2019년 3월 23일 LG 트윈스전이었다.
최원준은 “개막전을 7년 만에 이겼다고 하는데 오늘 같이 만원 관중 앞에서 승리해 너무 기쁘다. 확실히 시범경기보다 긴장감도 있고 재밌게 경기했다. 2017년과 같은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올해도 그때처럼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