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 야구장 오면 하나도 안 힘들다.”
박진만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초반 공백이 있다. 바로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없다. 이재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좌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박진만 감독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회복 속도를 보이며 예상보다 빠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개막 엔트리에 드는 건 불가능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재현을 대신해 쓰는 카드는 바로 김영웅. 야로중-물금고 출신인 김영웅은 2022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으나 프로에 와서는 주로 3루수로 나섰다. 지난 2년 동안 3루수로 236.1이닝을 소화했으며 유격수 48이닝, 2루수 11이닝을 뛰었다.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을 두고 “캠프 처음부터 훈련도 충실하게 잘하고, 연습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여유가 생겼다. 원래 자기 포지션이어서 그런가”라고 웃으며 “타격 역시 이진영 타격코치가 맨투맨식으로 잘 케어를 해주고 있다. 지난해보다 그림이 좋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김영웅은 타자 부문 캠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재현이 오기 전까지는 김영웅을 주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 특히 수비에서 안정감이 보인다”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박진만 감독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아쉬웠다. 8경기 타율 0.148 4안타 1홈런 5타점 1득점, 실책도 한 개 있었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의 믿음대로 김영웅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KT 위즈와 개막 시리즈 1차전서 실책도 있었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힘을 더했다. 또 2차전에서는 큼지막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뽑아내며 수원을 찾은 삼성 팬들에게 기쁨을 선물했다.
김영웅은 “최대한 공을 쳐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리는 공은 없지만 항상 직구 코스를 정해놓고, 생각하던 직구 타이밍에 직구든 변화구든 들어오면 타이밍을 맞춰서 치려고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님, 코치님 모두 ‘톡’ 갖다 대지 말고, 죽어도 되니까 잡아치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간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었던 것 같다. 치는 순간 홈런인지는 몰랐다”라고 미소 지었다.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어 꽤나 힘이 들지만, 김영웅은 경기에 나서는 게 그저 즐겁기만 하다.
그는 “유격수는 항상 해오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크게 적응이 필요하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도 드는데, 신기하게 야구장 오면 하나도 안 힘들다”라며 “경기에 많이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생각이 부담이 되는 것 같다. 다치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매 경기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이 돌아와도 김영웅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 박 감독은 “좋은 활약을 해주면 주변에 있는 내야 포지션에 경쟁 구도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에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게 선수층이 두꺼워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법을 구상하겠다”라고 말했었다.
김영웅이 이재현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내야에도 새 바람이 분다.
한편 15년 만에 개막 2연승에 성공한 삼성은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