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제4의 아르메니아 파이터라는 마음가짐 [인터뷰①]

아르메니아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했다. 지리적으로는 서아시아이지만, 동유럽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1인당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총생산은 세계 81위, 인구 및 면적은 138위다.

이러한 규모에 비해 아르메니아는 ▲카로 파리샨(42) ▲아르만 차루캰(28·이상 UFC) ▲게보르크 ‘조르조’ 페트로샨(39·킥복싱) 같은 월드클래스 파이터를 배출한 격투기 강국이다.

카로 파리샨은 2003~2010년 UFC 8승 4패 1무효. 2000년대 중반 종합격투기 웰터급(-77㎏) TOP3으로 묶였다. 아르만 차루캰은 UFC 라이트급(-70㎏) 공식랭킹 4위에 올라 있다. 조르조 페트로샨은 입식타격기 –70㎏ 역대 최강 중 하나다.

카로 파리샨(오른쪽)이 2009년 1월 UFC94에서 김동현과 종합격투기 웰터급 경기로 맞붙고 있다. 사진=TKO
카로 파리샨(오른쪽)이 2009년 1월 UFC94에서 김동현과 종합격투기 웰터급 경기로 맞붙고 있다. 사진=TKO

아르메니아는 2024년 3월3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4번째로 UFC 파이터를 많이 보유했다. ▲미들급(-84㎏) 아르멘 페트로샨(34) ▲라이트급 아르만 차루캰 ▲페더급(-66㎏) 멜시크 바그다사랸(32)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태어난 나라가 아니고 시민권 또한 없지만, 전 UFC 미들급 9위 예드멘 샤흐바잔(27·미국) 역시 ‘아르메니아’ 하면 빼놓을 수 없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성장한 부모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예드멘 샤흐바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서 출생하여 지금까지 살고 있다. 글렌데일은 아르메니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외국 도시로 손꼽힌다. 2000년대 중반 인구 40%, 2010년대 후반 시의회 80%가 아르메니아 출신일 정도다.

UFC 미들급 9위 출신 예드멘 샤흐바잔(가운데)은 2022년 6월 라이트급 4위 아르만 차루캰(오른쪽)과 근력 및 컨디셔닝 운동을 함께했다. 사진=FightClub MMA 영상 섬네일
UFC 미들급 9위 출신 예드멘 샤흐바잔(가운데)은 2022년 6월 라이트급 4위 아르만 차루캰(오른쪽)과 근력 및 컨디셔닝 운동을 함께했다. 사진=FightClub MMA 영상 섬네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체육 스타가 대한민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져도 이상하지 않은 것에 비유할 만하다. MK스포츠와 화상 인터뷰에서 예드멘 샤흐바잔은 “아르만 차루캰과는 개인적으로도 가깝다. 좋은 친구 사이”라고 밝혔다.

아르만 차루캰은 오는 4월14일 기념비적인 대회 UFC300에서 전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35·브라질)와 맞붙는다. 예드멘 샤흐바잔은 “샛별처럼 반짝이며 더욱 발전하여 훗날 분명히 종합격투기 월드 넘버원이 될 것”이라 응원했다.

찰스 올리베이라는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하체프(33·러시아) 직전 최강자다. 랭킹 4위 아르만 차루캰이 올리베이라를 꺾는다면 타이틀 도전권 획득이 매우 유력하다.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왼쪽), 랭킹 4위 아르만 차루캰. 사진=TKO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왼쪽), 랭킹 4위 아르만 차루캰. 사진=TKO

예드멘 샤흐바잔 역시 “아르만 차루캰이 승리하면 이슬람 마하체프와 겨룰듯하다. 정말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찰스 올리베이라는 UFC 라이트급 계약선수 100명 중에서 ▲서브미션 최다승 1위 ▲15분 평균 서브미션 시도 1위 ▲서브미션 공격 횟수 3위를 자랑한다.

아르만 차루캰은 아마추어 5경기 및 UFC 10경기 포함 29차례 종합격투기 출전에서 아직 조르기나 관절 기술로 제압당한 적이 없다. 2016·2017 국제레슬링연맹 그래플링 세계선수권대회 러시아국가대표 선발전 –71㎏ 우승자이기도 하다.

‘최강의 창’ 찰스 올리베이라와 ‘아직 뚫린 적이 없는 방패’ 아르만 차루캰의 주짓수 공방전이 누가 다음 UFC 라이트급 타이틀매치 참가 자격을 얻을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외교부 장관(가운데) 중재로 2024년 2월 만난 아르메니아(왼쪽), 아제르바이잔 외교부 장관이 시선을 피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독일 외교부 장관(가운데) 중재로 2024년 2월 만난 아르메니아(왼쪽), 아제르바이잔 외교부 장관이 시선을 피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아르메니아는 20세기 이후에만 7차례 전쟁을 치를 만큼 아제르바이잔과 관계가 최악이다. 두 나라는 1922년 나란히 소비에트연방 공화국이 되어 억눌렸던 갈등을 소련이 해체되기도 전인 1988년부터 다시 터트리기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 안에 있지만, 사실상 아르메니아 행정구역 중 하나였던’ 아르차흐 공화국은 제삼국에 두 나라 문제의 심각함을 설명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사례였다. 예드멘 샤흐바잔은 2020년 8월 미국 네바다주 엔터프라이즈에서 아르차흐를 지지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당시 예드멘 샤흐바잔은 UFC on ESPN+ 31 메인이벤트 파이터 중 하나였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가 개최하는 대회의 흥행을 책임진 미국인 선수가 아르차흐 국기를 휴대한 것에 대해 아제르바이잔 외교부는 로스앤젤레스 주재 총영사를 통해 정식으로 항의했다.

예드멘 샤흐바잔이 아르차흐 공화국을 상징하는 깃발과 함께 UFC on ESPN+ 31 메인이벤트에 출전한 방송 화면. 종합격투기 데뷔 11연승 및 미들급 9위 미국인 파이터가 아르메니아를 위해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외교적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예드멘 샤흐바잔이 아르차흐 공화국을 상징하는 깃발과 함께 UFC on ESPN+ 31 메인이벤트에 출전한 방송 화면. 종합격투기 데뷔 11연승 및 미들급 9위 미국인 파이터가 아르메니아를 위해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외교적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2023년 9월 아제르바이잔에 의해 사라졌다. 많은 아르메니아인이 모국으로 피난했다. 예드멘 샤흐바잔은 “내가 깊이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조심했지만, “불행을 겪은 모든 아르메니아 사람의 행운”을 기원했다.

예드멘 샤흐바잔은 2019년 12월 및 2020년 1~3·5~6월 UFC 미들급 공식랭킹 9위까지 올라갔다. “저는 종합격투기선수로서 아르메니아를 대표하기 위해 모든 정성과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예드멘 샤흐바잔이 UFC on ESPN 53 파이트 위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TKO 제공
예드멘 샤흐바잔이 UFC on ESPN 53 파이트 위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TKO 제공
예드멘 샤흐바잔이 MK스포츠 화상 인터뷰 질문을 듣고 있다.
예드멘 샤흐바잔이 MK스포츠 화상 인터뷰 질문을 듣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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