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해 1~3위 팀을 상대로 7연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1일 기준으로 8경기에서 7승 1패를 거두며 당당히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한화가 개막전 포함 8경기에서 7승 1패를 거둔 것은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던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정규리그 개막전이었던 3월 23일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웠지만, 아쉽게 2-8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거칠 것 없었다. 이튿날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를 앞세워 LG에 8-4로 설욕, 1승 1패로 개막 2연전을 마친 한화는 지난달 26~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랜더스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SSG랜더스는 2023시즌 최종 3위에 오른 팀이었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이어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스윕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3월을 마치게 됐다.
류현진-페냐-리카르도 산체스-김민우-문동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이 이 같은 한화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개막전에서 패한 류현진만 제외하고 남은 네 명의 투수는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따냈다. 여기에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는 데뷔전을 가진 ‘리틀 몬스터’ 황준서마저 승리를 수확, KBO 통산 10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년 만이었다.
아쉽게 복귀 후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의 존재감 또한 한화 투수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는 구심점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불펜진도 한층 견고해졌다. 주현상-박상원으로 이어지는 기존 필승조 라인이 건재한 가운데, 시범경기 때부터 쾌조의 모습을 보인 한승혁이 가세했다.
타선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안치홍을 비롯해 김강민, 이재원 등 베테랑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함은 물론이고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좋게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 5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을 올린 문현빈은 “(베테랑 선배들의 존재가) 도움이 확실히 된다. 더그아웃 분위기 자체나 이닝이 끝났을 때 선배님들이 말씀해주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력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집중할 수 있고, 선배님들을 믿고 할 수 있다. 큰 영향력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확실히 좀 더 즐겁다.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너무 좋게 만들어주셔서 야구장 나오는 것 자체가 더 즐거운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선배님들이 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분위기는 개막전부터 똑같다. 들뜨지 않고 계속 좋은 상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최근 지속됐던 한화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내고 있다. 8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517(29타수 15안타) 4홈런 7타점을 기록, 한화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유의 화끈한 세리머니와 ‘폭풍 질주’도 팀 분위기를 좋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페라자 효과가) 많이 크다. 어느 팀이나 외국인 타자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며 ”올 시즌 페라자가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번 주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와 각각 대전, 고척에서 연달아 3연전을 가지는 한화는 연승 행진을 더 이어가고자 한다. 만약 한화가 2~3일 롯데에 연승을 거두면 지난 2005년 6월 4일~14일 이후 19년 만에 9연승을 달리게 된다. 롯데 3연전을 스윕한다면 10연승을 질주하게 되는데, 이는 한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1999년 이후 25년 만이다.
최원호 감독은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4월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 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독수리 군단이 이번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동안 지속됐던 ‘약체’의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한화는 2일 롯데전 선발투수로 산체스를 예고했다. 롯데는 이에 맞서 우완 나균안을 출격시킨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