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몬스터’ 황준서가 김민우의 빈 자리를 지워내며 위기에 몰린 한화 이글스를 구할 수 있을까.
개막전 포함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 시즌 초 거센 상승세를 탔던 한화는 지난 주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각각 원정, 홈에서 치러진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1승 5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한때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순위는 LG 트윈스(9승 1무 10패)와 함께한 공동 5위(9승 10패)까지 추락했다.
이런 와중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쳤다. 올해 선발진에서 가장 꾸준하게 안정감을 보여준 김민우가 이탈한 것.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한화에 지명 받은 김민우는 지난해까지 180경기에서 34승 59패 평균자책점 5.30을 써낸 우완 투수다. 2020시즌(132.2이닝)과 2021시즌(155.1이닝), 2022시즌(163이닝) 모두 100이닝 이상을 돌파했으며, 특히 2021시즌에는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에이스로 군림했다.
지난해에는 좋지 못했다. 김민우는 초반 강습 타구에 맞고, 중반에는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는 불운 속에 12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이라는 만족 못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절치부심한 그는 비시즌 기간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 라인 베이스볼에서 자비를 들여 개인 훈련을 할 정도로 반등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땀은 배반하지 않는 듯 했다. 김민우는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에서 연일 쾌투했으며, 그 결과 황준서와 김기중, 이태양 등을 제치고 당당히 5선발로 낙점 받았다.
정규리그 들어서도 김민우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3월 26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아쉽게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7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쾌투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13일 대전 KIA전에 선발 출격한 김민우는 1회초 공 2개로 서건창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최원준을 상대로 연거푸 2개의 볼을 던진 뒤 벤치에 스스로 신호를 보냈다. 이에 박승민 투수 코치는 즉각 마운드를 방문했고, 한화는 결국 한승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김민우의 자진 강판에 대해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현재 아이싱 중이다. 15일 정밀 검진 예정”이라고 전했으나, 김민우는 일단 14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아직 검진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엔트리 말소에 따라 김민우는 선발 로테이션을 최소 두 번 건너뛰게 됐다. 부상 전까지 올 시즌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19(12.1이닝 3실점) 13탈삼진을 기록, ‘1선발 같은 5선발’로 활약했기에 한화로서는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일까. 다행히 한화에게는 황준서라는 대체 카드가 있다. 상명중, 장충고 출신 황준서는 2024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 받을 정도로 많은 잠재력을 지닌 좌완 투수다. 앞서 말했듯이 개막 전에는 신인임에도 5선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미 1군에서 경쟁력도 확인했다. 김민우의 담 증세로 3월 31일 대전 KT위즈전에서 한화의 선발 투수로 출격한 황준서는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구 1실점으로 쾌투, KBO 통산 10번째이자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년 만에 데뷔전 선발승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후에도 황준서는 불펜으로 1군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보였다. 15일 기준으로 성적은 5경기 출전에 1승 무패 12탈삼진 평균자책점 0.84(10.2이닝 1실점). 150km에 달하는 매력적인 패스트볼과 더불어 낙차 큰 스플리터가 강점이며, 안정적인 제구로 올 시즌부터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도 능수능란하게 공략 중이다.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낸 뒤 “(류)현진 선배님에게 많이 배워서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던 황준서. 과연 그는 김민우의 공백을 지워내며 한 계단 성장할 수 있을까. 로테이션대로라면 황준서는 1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