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가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야구를 즐긴다는 마음이 있었다. 원래 즐기는 사람은 그 누구도 쉽게 이길 수 없는 법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를 6-5로 눌렀다. 이로써 7연패 사슬을 끊어낸 한화는 39승 2무 53패를 기록, 같은 날 두산 베어스에 3-6으로 패한 키움 히어로즈(38승 54패)를 최하위로 떨어뜨리고 단독 9위에 위치했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페라자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중요한 순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중견수 플라이, 3회말 삼진, 5회말 좌익수 플라이, 7회말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선 페라자는 한화가 4-5로 뒤져있던 8회말 존재감을 드러냈다. 2사 만루에서 상대 클로저 오승환의 2구 132km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의 결승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경기 후 페라자는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믿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페라자는 요 근래 웃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삼성전 전까지 세 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한화도 이 시기 길었던 7연패에 빠지며 페라자는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러자 사령탑은 페라자를 1번 타자로 기용하는 선택을 했다. 경기 전 만났던 김경문 감독은 “중심 타선보다는 1번에서 편하게 치라는 것”이라며 “페라자가 쳐서 출루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타순 변경을 했다”고 설명했다. 타격 찬스를 많이 가지는 1번 타순에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타격감을 끌어올리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페라자는 이날 결승타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페라자는 ”최근 부진했지만, 오늘은 다른 마인드로 나왔다. 야구를 즐겨야 한다는 마인드로 왔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앞선 타석에서 안타가 안 나온 뒤 마지막) 타석에 설 때 나 자신을 믿어야겠다 생각을 했다. 안타는 치고 싶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운 좋게 안타가 나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거기에는 역시 부상이 있었다. 그는 지난 5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양우현의 뜬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펜스와 크게 부딪힌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큰 이상이 없다는 검진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그 후유증으로 한 차례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페라자는 ”삼성전에서 부상당하고 나서 타이밍을 찾아야 했는데, (못 했다). (지금은) 조금씩 찾고 있다“며 ”몸은 이제 완벽하다. 타인밍에만 맞추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자신했다.
끝으로 그는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야구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며 ”모든 야구 선수들이 그 생각을 하는데 쉽지 않다. 그냥 와서 쉽게 해야겠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자신을 믿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야구장으로 오고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