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 구단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의 시즌이 끝난 지난 9월말, 배지환의 핸드폰으로 문자 한 톰이 왔다.
벤 체링턴 파이어리츠 단장이었다.
“시즌 끝나고 문자가 한 통 왔다. 단장님이 ‘내가 작년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됐다고 믿는다’는 문자를 보냈다.”
체링턴 단장은 이후 11월 열린 단장회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배지환이 2023년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는 우리 로스터가 올해만큼 좋지 못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 이번 시즌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우리는 그가 1년전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됐다고 믿고 있다”며 배지환이 더 성숙했고 프로다워졌다고 설명했다.
배지환은 “솔직히 좀 얼떨떨했다. 믿지 않았다. 말은 그렇게 하고 비지니스는 비지니스대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당시 느꼈던 심정을 전했다.
그만큼 배지환의 2024시즌은 아쉬웠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스윙 교정을 하다가 고관절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맞이했고 이후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도중 콜업됐으나 손목 부상과 부진으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시즌 막판에는 오닐 크루즈가 중견수로 보직을 옮기며 입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피츠버그에서 앞날이 불투명했지만, 결국 그는 피츠버그 40인 명단에 남았고 스프링캠프를 맞이했다.
2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레콤파크에서 만난 배지환은 “어떤 일이 있었든 지근 내가 여기 있고,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렇게 믿어줬다는 것이니 감사하다. 나를 위해서든 믿어주는 그 마음을 위해서든 잘하고 싶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중인 그는 마음가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한 결과에서 나온 결심이다.
“내가 워낙 움직임이나 경기를 풀어가는 것을 빠르게 하는 선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질 때가 많았다. 내가 못하기도 했고, 경쟁자들은 많고, 그러다 보니 내가 좀 많이 불안해보이더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 운이나 결과 이런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연습을 많이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는 말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끝없는 자기 수련이 필요한 일이다.
그는 “명상도 하고 요가도 해봤다. 비시즌 기간이라도 운동을 주말 빼면 하루도 잊지 않고 했다”며 오프시즌 기간에도 꾸준히 자신을 단련했다고 말했다. “훈련을 계속하면서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된다면 그래, 내 재능은 여기까지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잃었던 자신감도 찾았다”며 말을 이었다.
새로운 시즌 목표는 당연히 개막로스터 진입, 그리고 빅리그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는 것일 터. 그는 여기에 한 가지 목표를 덧붙였다.
“타격에서 내 이론을 정립하고 싶다.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감각에 의존하는 스윙을 했었다. 스윙에 대한 이론을 정립해야 긴 시즌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을 거 같다. 작년 캠프 도중 부상도 스윙을 바꾸다가 다친 것인데 스윙을 정립하면 다치는 일도 적을 거 같다.”
레그킥은 스윙에서 그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겨울 동안 맷 헤이그 신임 타격코치와 지속적으로 소통했다고 밝힌 배지환은 “팀에서는 (레그킥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최대한 줄이기를 원하고 있고, 나도 그렇게 원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계속 나오는 동작인데 레그킥도 그렇고 스윙이 나오는 면도 그렇고 이것저것 손을 봤다. 그게 올해 성적으로 연결됐으면 좋겠다”며 스윙을 교정한 것이 성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레이든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