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사사키 로키(23)가 메이저리그로 승격, 개막전 로스터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곧바로 역사적인 데뷔전도 이어진다.
이제 괴물의 앞에 있던 신분 제약도 사라졌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18일 사사키 로키를 메이저로 승격시켰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다저스와 계약한 사사키는 25세 미만의 드래프트 대상 외의 외국인 선수였기에 국제아마추어 선수 자격으로 다저스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이때문에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양측 사무국의 노사 협정에 따라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맺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간 초대 선수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사사키는 1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와의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 도쿄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26인 로스터에 합류하면서 정식 빅리거 신분이 됐다.
나아가 사사키는 그어느때보다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도쿄시리즈 2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리즈에서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가 등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바로 그 사사키가 그것도 자국에서 빅리거 데뷔전을 치르게 됐기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저스는 이날 이날 개막전에 나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개막전 투수로 출격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의 일본 출신 선수들도 순차적으로 출전 선수로 등록했다.
또한 다저스의 상대인 컵스 역시 개막 1차전 선발 투수로 역시 일본 출신의 이마나가 쇼타를 내세운 상황이다. 거기에 컵스에는 이마나가 외에도 일본 출신 최고의 타자이자 빅리그에서 최근 2년간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스즈키 세이야가 출격할 전망이다.
일본 출신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다저스와 컵스 모두 개막전을 맞아 현재 부상으로 뛸 수 없는 무키 베츠 등의 이례적인 케이스를 제외한 최고의 전력의 선수들이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사사키가 빅리그 데뷔전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사사키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에 데뷔한 이후 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오타니, 야마모토 등의 뒤를 이어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후보로 꼽혔다.
실제 2019년 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한 사사키는 이후 통산 64경기서 29승 15패 평균자책 2.10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경기에선 9이닝 동안 19탈삼진 퍼펙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다. 2023 WBC에서도 사사키는 대표팀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책임졌고, 향후 사무라이 재팬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다.
시범경기에선 2차례 등판했고 1번 선발로 나서 도합 7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60km에 그쳤지만(?) 주무기인 최고 구속 149km의 고속 포크볼(스플리터)를 앞세워 많은 삼진을 솎아내며 위력을 보여줬다.
사사키가 대표팀 선배인 야마모토를 넘어서는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야마모토는 사사키보다 1년 먼저인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2년 3억 2600만달러라는 계약을 맺고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긴장했던 탓인지 야마모토는 단 43구를 던지는데 그치면서 1이닝 4피안타 5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끝에 강판됐다.
이후 야마모토는 정규시즌 18경기서 7승 2패 평균자책 3.00으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그나마 체면 치레를 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줬다. 하지만 부상 등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하는 등 정규시즌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결과적으로 출발부터 꼬였던 개막전은 기억에 남을 터다. 그만큼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란 중책을 맡은 야마모토가 설욕에 의지를 불태울 것은 분명하다.
그런만큼 야마모토와 이마나가라는 일본의 명투수들이 나란히 출격할 개막 1차전에 이어 2차전 중책을 맡을 사사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도 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