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렇게 보내기 아쉽다. 전 국민이 김연경 선수가 한 경기 더 하기를 바랄 것이다. 우리의 역할이 필요한 것 같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2연패 속에서도 웃는 얼굴로 홈에서 열리는 3차전 승리를 바랐다. 그리고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1, 2세트를 흥국생명에게 내준 상황에서 3, 4, 5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세트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 감격승을 거뒀다.
정관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1차전 0-3, 2일 열린 2차전 2-3으로 패했다.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흥국생명과 ‘배구여제’ 김연경의 대관식을 지켜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2세트 11번의 듀스 끝에 흥국생명이 승리하며, 트로피가 흥국생명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3세트부터 불타오른 정관장이 메가와 부키리치의 맹활약을 앞세워 이를 저지했다. 고희진 감독이 경기 전 웃으며 말했던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정관장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다. 지난달 19일 한국도로공사전을 끝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뒤 6일 만에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펼친 정관장은 2011-12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 + 챔피언결정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이후 또다시 이틀 간격으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양 팀 모두 긴 정규 리그 일정으로 부침을 겪고 있지만,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직행으로 약 11일 정도의 휴식기를 보낼 수 있었다. 정관장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보여주며 흥국생명을 물고 늘어졌다.
정관장 선수들의 ‘부상 투혼’을 빼놓을 수 없다. 리베로 노란과 세터 염혜선은 부상을 안은 채 계속해서 챔피언결정전을 소화 중이다. 노란은 허리 통증에도 진통제를 맞으며 지난 2차전부터 출전 중이며, 염혜선은 무릎 통증에도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1세트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코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주포’ 메가 또한 약간의 무릎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팀의 승리를 위해 내달리고 있으며, 부키리치 또한 시즌 도중 입은 발목 인대 부상을 떨쳐내고 있는 상황이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을 계속해서 칭찬했다. 지난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너무나도 감동적인 경기였다”라며 “2세트를 내주고도 이를 뒤집었다. 선수들이 부상에도 승리했다.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렇게 투지를 가진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를 만났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감격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김연경은 은퇴를 선언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3-0 승리와 인천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다짐했으나, 3차전 정관장에게 덜미를 잡히게 됐다. 정관장은 홈에서 열리는 4차전까지 흥국생명을 괴롭히고, 인천으로 돌아가 5차전을 치르겠다는 각오다.
[대전=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