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이 6월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귀중한 승점 1을 안았다. 위기 속 대처법이 빛났다.
안양은 지난달 3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안양은 직전 강원FC전 6경기 만에 2라운드 로빈 첫 승을 신고한 뒤 5월 마지막 일정 대전전에서 승점 1을 추가했다. 2경기 무패 흐름 속 승점 21(6승 3무 9패)로 8위에 올랐다.
이번 경기 안양의 위기 대처가 인상적이었다. 안양은 3-5-2 포메이션으로 대전을 상대했다. 모따-박정훈, 주현우-토마스-최규현-에두아르도-이태희, 김영찬-박종현-이창용, 김다솔이 선발 출전했다.
이날 안양은 강원전에 이어 ‘토마스 시프트’를 앞세웠다. 중앙 수비수와 풀백에서 중용 받던 토마스가 3-5-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유병훈 감독은 경기 전 “토마스가 볼 경합 상황에서 조금 더 우위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공격으로 나갈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좌우 전환 패스에 대해 주문했다. 짧은 패스도 당연 중요하지만, 상대를 흔들기 위해서는 좌우로 균열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강원전에 이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안양은 경기 시작 후 이른 시간 실점으로 흔들렸다. 1분 45초 만이었다. 상대 크로스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수비가 걷어낸 볼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대전 공격수 마사에게 볼이 흘렀고, 선제골을 허용했다.
경기 분위기 또한 대전으로 넘어갔다. 안양은 대전의 주민규를 중심으로 최건주, 김현오, 마사로 이어지는 공격진의 기세에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추가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던 상황에서 유병훈 감독은 빠르게 플랜A를 바꾸는 선택을 내렸다. 3백에서 4백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교체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좌측 윙백 주현우가 우측 윙어로 자리를 옮겼고, 토마스 시프트를 해제했다. 토마스는 4백의 좌풀백 자리로 향했다. 여기에 3백 중 한 명인 박종현을 미드필더로 올렸다.
안양은 전방에 모따와 최규현, 미드필더진에 박정훈-박종현-에두아르도-주현우를 배치했다. 수비는 토마스-김영찬-이창용-이태희가 책임졌다.
변화 후 안양은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최전방 모따가 대전 수비수들과 적극적으로 경합을 펼쳤고, 박정훈과 주현우가 적극적으로 양측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안양은 실점 후 전반전까지 대전에 슈팅 한 차례를 내줬지만, 세 번의 슈팅을 만들어냈다.
유병훈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종현, 박정훈을 빼고 강지훈, 마테우스를 투입했다. 두 번째 변화였다. ‘토마스 시프트’가 다시 가동됐다. 토마스를 대신해 강지훈이 좌풀백에 배치됐고, 에두아르도가 좌측 날개에 섰다. 강지훈이 직선적으로 움직였고, 에두아르도가 중원의 수를 더했다. 최규현은 토마스와 함께 중원을 지켰고, 마테우스가 공격을 이끌었다.
안양은 후반 초반 대전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7분,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모따가 상대와 경합 과정에서 볼 소유를 확실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이때 흐른 볼을 마테우스가 잡아냈고, 박스 앞쪽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대전의 골망을 갈랐다.
대전이 계속해서 물러서자 안양은 더 공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세 번째 변화였다. 후반 20분 에두아르도, 주현우를 대신해 야고, 채현우를 투입했다. 야고가 우측면에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채현우는 강지훈과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 찬스를 만들어갔다.
안양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대전에 역습 기회를 몇 차례 허용했지만, 역전골을 위해 분전했다. 경기 막판에는 최규현을 대신해 김운까지 투입해 공격 숫자를 늘려갔다.
아쉽게도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안양은 시즌 첫 역전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자칫 패배로 이어질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안양은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대전(55%)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슈팅 11회로 대전(9회)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유병훈 감독은 아쉬움을 전했다. 경기 후 “이른 시간 실점으로 상대에게 끌려갔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라며 “기회가 있었는데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 이어졌던 위기 대처에 대해서는 “4-2-3-1 포메이션 변화를 고려했는데, 상대가 원하는 대로 나와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4-3-3 포메이션으로 나서게 됐다. 실점 후 교체 투입으로 변화를 줄 수 있었지만, 선발 선수들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토마스의 위치 또한 달라졌다. 후반전 교체 투입한 선수들에게는 토마스가 공격적으로 패스를 넣을 테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패스를 연결하라고 주문했다”라고 설명했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